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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유해성 논란 다시 붙 붙나

이용호 의원, "시판 중인 생리대 97%에서 발암물질 나왔다"
식약처는 2017년에 "인체에 유해한 수준 아니다"라고 발표

  • 기사입력 2020.10.03 23:46

 

2017년 9월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생리대 안전과 여성건강을 위한 공동행동’ 출범식에서 참가자들이 생리대 안전성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9월 2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생리대 안전과 여성건강을 위한 공동행동’ 출범식에서 참가자들이 생리대 안전성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먼타임스 천지인 기자]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금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입장은 시판 중인 생리대는 신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 조사’ 자료를 분석해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666개 품목 중 무려 97.2%에 달하는 647개 제품에서 국제보건기구와 국제암센터가 분류한 발암류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또 2014년 이후 국내에 유통된 해외 직구 여성 생리용품 25종 모두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뜨거웠던 2017년 9월과 12월 식약처는 생리대와 기저귀의 인체 위해성을 두 차례 평가한 결과 “해당 물질의 최대 검출량을 기준으로 해도 인체에 유해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시판 생리대 666종에 들어있는 클로로벤젠, 아세톤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74종에 대한 전수조사와 위해평가를 마친 결과, 검출량이 미미해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였다.

그러나 이용호 의원실은 전체 조사대상 666종 중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품목은 165개(25%), 유럽 화학물질관리청에서 지정한 생식독성물질인 스테렌, 클로로포름, 톨루엔, 헥산이 검출된 항목은 639개(95.9%)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유기농 표시가 된 137개 제품 중에서 20개 품목에서는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해외 직구 유기농 생리대 7개 중에는 6개(85.7%)에서 벤젠이출돼 국내 제품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또 식약처가 지난해 국내에 유통 중인 생리대, 팬티라이너, 탐폰 등 여성 생리용품 126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검출을 조사한 결과를 봤더니 이 중 73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류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일회용 일반 생리대 78개 제품 중 3개 제품과 다회용 면 생리대 8개 제품 전체에서 다이옥신류 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이 의원은 “식약처가 2017년 9월 생리대 위해성 평가 발표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 생리용품 품질점검 결과 발표에서도 다이옥신류 위해평가 결과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과연 믿고 사용해도 되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수많은 제품 가운데 발암류와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제품도 있는데, 검출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안심하라고만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2017년 소셜 미디어에 특정 생리대를 쓴 뒤 생리량이 줄어들거나 생리불순, 생리통 등이 나타났다는 경험담이 올라오면서 불이 붙었다.

같은 해 3월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이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국내에서 많이 팔리는 10종의 일회용 생리대에서 모두 국제암연구소의 발암물질, 유럽연합이 규정한 생식독성, 피부자극성 물질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히자 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더욱 커졌다.

환경부는 식약처와 별도로 지난 4월 일회용 생리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실히 밝히기 위해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해 연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19∼45세 여성 3,000명으로 패널을 만들어 생리 주기와 사용한 생리대의 종류, 건강 이상 발현 여부 등을 정리한 생리일지를 12월까지 작성하도록 했다.

생리대 유해성 논란 이후 3년째가 됐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생리대의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러나 유해성 검증의 객관적 방법, 생리 건강에 대한 국가의 무관심, 터무니 없이 적게 책정된 예산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7년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 당시 생리대 제조업체 ‘깨끗한 나라’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던 소비자 5,300여 명은 9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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