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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여성]⑱고교중퇴-여공-야간대-변호사-입양싱글맘

- 부산 해운대을 국민통합당 초선 당선자 김미애 변호사
- 어촌 태생-고교 중퇴-여공-야간대-인권변호사-싱글맘
- 밑바닥 굴곡진 삶을 딛고 꿈을 이루다

  • 기사입력 2020.04.17 23:11
  • 최종수정 2020.04.23 14:57

[우먼타임스 하기석 편집위원]

21대 총선은 300개의 성공스토리를 남겼다. 비례대표를 포함 여성 당선자 57명 중 딱 한 명을 꼽으라면 우먼타임스는 해운대을 국민통합당 후보 김미애(50) 변호사를 이야기하고 싶다.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웃고 있는 김미애 후보.여성 후보 중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연합뉴스)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웃고 있는 김미애 후보.여성 후보 중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연합뉴스)

그의 삶은 어느 여성 당선자도 경험하지 못한, 말 그대로 드라마였다. 어촌에서 태어나 불굴의 의지와 꿈으로 고교 중퇴-여공-야간대학으로 이어진 바닥인생을 딛고 34세에 인권변호사로, 50세에 국회의원으로 꽃을 피운 성공 스토리는 눈물겹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두 아이를 입양한 싱글맘이다.

김미애 통합당 후보는 현역 의원인 윤준호(52) 민주당 후보를 53%대 46%, 7,101표 차로 여유있게 이겼다. 이 지역에서 오래 교육 사업을 해온 윤 후보는 해운대구청장 한 번, 총선 두 번 도합 세 번을 낙선하고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인물이지만, 2년 만에 다시 김미애 후보에게 의석을 넘기고 말았다.

김 당선자는 포항시 구룡포읍의 작은 마을에서 어부와 해녀의 딸로 태어났다. 14세 때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뜬 뒤 가난으로 포항여고 1학년인 17세에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암과 투병 중인 어머니를 리어카에 태우고 교회에 다니며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 착한 딸이었다.

남들이 버린 참고서나 문제집을 지우개로 지우며 공부해 포항여고에 들어갔었다고 한다.

17세 소녀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딘 곳은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태광산업 방직공장이었다. 방직공장에는 경상도에서 몰려온 가난한 소녀들이 가득했고 근로복지나 인권은 열악했다.

20대 초반에 잡화상에서 판매원으로 일했다. 돈을 조금 모아 친구한테 빌린 돈을 더해 24세에 작은 식당을 열었다. 배움의 꿈을 버리지 않고 주경야독하며 29살 늦은 나이에 동아대 법학과 야간에 입학했다. 그리고 34세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김 당선인은 이후 부산 지역에서 인권 국선변호사로 활동했다. 주로 미혼모와 보호소년, 가정폭력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변론했다. 15년간 국선변호사를 하면서 760건 넘게 변호했다고 한다. 여성변호사들로만 구성된 여성전문 로펌 한올을 설립했고 미투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수석부회장 및 인권위원장도 맡았다.

2019년 자유한국당 해운대구을 당협위원장에 임명돼 정치에 발을 디뎠고 이번에 공천을 받았다.

김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조국 전 장관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공정의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공이 변호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기회의 평등과 공정 경쟁을 보장받았기 때문이지만, 문재인 정권 3년 동안 공정의 가치는 사라졌다”며 “사회적 약자와 평범한 우리 이웃들을 대변하며 공정의 가치를 지키겠다”며 선거운동을 했다.

김 당선인은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언니 아들을 키우고 입양한 딸의 엄마다.

그래서 입양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그는 “한국은 입양을 가로막고 있는 제도가 많다”며 “모든 아이가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입양 제도의 허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당선 이후 아이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지 않겠냐는 질문을 받자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국회의원이 된 엄마를 잘 이해해준다”며 “함께 사는 다른 친언니의 도움을 받으며 딸을 돌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당선인 소감문에서 “누구나 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향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겠다. 꿈을 잃어버린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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