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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소(牛) 럼피스킨병 17곳으로 확산… 축산농가·방역당국 긴장

구제역, 고병원성AI, ASF에 럼피스킨병까지
가축질병 예방… 평소 철저한 시설관리 필요  

  • 기사입력 2023.10.23 16:28
  • 최종수정 2023.10.24 08:23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 저지를 위해 정부 합동점검반이 활동에 들어간 상황에서 소(牛) '럼피스킨병(lumpyskin disease)'까지 확산돼 가축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ASF 남하를 막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행정안전부 합동으로 점검반을 편성해 10월 23일부터 점검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ASF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럼피스킨병이란 복병을 만났다. 여기에 더해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어 축산농가와 방역당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3일 국정감사에서 럼피스킨병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름도 생소한 '럼피스킨병' 어떤 질병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20일 충남 서산의 한 한우 농장에서 국내 첫 럼피스킨병이 확인됐다.  이어 당진, 태안과 경기도 평택, 김포에 이어 충북지역에서도 확진 사례가 발견됐다. 20일 첫 발생 사례가 보고된 이후 21일 3건, 22일에는 6건이 발생했다. 

중수본은 23일 오후 5시 기준, 확진 사례가 17건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충남 서산시와 당진시, 충북 음성군, 경기 김포시, 평택시, 화성시 등에서 모두 7건이 추가 확인됐다. 이외에 의심 사례가 보고된 4건에 대해서도 정밀 검사를 진행중이다. 

서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사례가 충북 내륙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럼피스킨병의 전파 속도가 빠른 만큼 현재 발생 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는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 농장 17곳에서 살처분되는 소는 모두 1075마리다.

럼피스킨병은 럼피(lumpy=혹덩어리)와 스킨(skin=피부)의 합성어이다. 모기나 파리 등 흡혈 곤충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소와 돼지에 모두 전파되는 구제역과 달리 이 질병은 소에만 감염되고, 사람에는 전염되지 않는다. 증상으로는 고열과 지름 2∼5㎝의 피부 결절(단단한 혹)이 생기는 특징이 있다. 이 병에 감염되면 소의 체중이 감소하고, 불임이나 유산을 유발하고, 젖소는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럼피스킨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됐다. 이어 2013년부터는 동유럽·러시아 등으로 확산됐고, 2019년부터 아시아 국가로도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럼피스킨병이 국내로 유입될 것에 대비해 2019년 진단체계를 구축했고, 지난해 백신도 수입 비축해 놓은 상태다.

럼피스킨병 확진으로 판명된 경기 김포시 축산농가에서 살처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럼피스킨병 확진으로 판명된 경기 김포시 축산농가에서 살처분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소강상태

접경지역에서 발생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올해 양돈농장에서 모두 9건이 발생했다. 2020년 양돈농장에서 2건 발생한 데 이어 2021년과 지난해에는 5건, 6건 발생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올해 최근 3년 간 발생건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는 ASF에 확진된 야생 멧돼지의 발견 범위가 강원, 경기에서 아랫녘인 경북 지역에까지 확산돼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정부는 ASF 확산을 막고자 10월 23~31일 정부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 중이다.

3개 부처  합동 점검반은 5개조로 나뉘어 양돈농가와 각 시·군의 방역관리 상황을 확인하고, 미흡 사항에 대해 방역 보완존치를 취하겠다는 복안이다.

돼지가 이 질병에 걸리면 40도가 넘는 고열과 식욕부진, 구토, 일어서지 못함 등의 증상을 보이다 10일 또는 20일 안에 폐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SF 감염여부는 간이검사로는 알 수 없고, 혈청검사로만 가능한데다 관련 백신도 개발된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높은 치사율 때문에 돼지농가에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피해 규모는 클 수밖에 없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감염된 야생멧돼지로부터 양돈농가로 전파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감염된 야생멧돼지로부터 양돈농가로 전파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 4년여 만에 구제역도 올해 11건 발생

구제역도 2019년 1월 이후, 4년여 만에 다시 발생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 농장에서 구제역 감염 사례가 11건 발생했다.

구제역은 발굽이 갈라진 소·돼지·양 등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감염된 동물은 입과 혀 등에 물집이 생기고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 폐사로 이어진다.

지난 5월 10일 충북 청주시의 한우농장 두 곳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나왔고, 이후 청주시와 증평군의 소, 염소 농장에서도 발병사례가 나왔다. 당시 정부는 구제역 위기 경보를 5년여 만에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소독과 백신접종 등을 진행했다.

구제역은 2000년 이후 여러차례 재앙을 불러왔다. 현재까지 구제역 대응과정에서 소와 돼지 등 390만 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됐고, 피해액도 3조 3436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한 해에만 가축 350만 마리가 살처분되는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 고병원성 AI 확산에 촉각… 최근 일본서 검출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가능성도 높다.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지난 13~15일 사이,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112곳에서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를 진행한 결과 겨울 철새 105종 60만 5000여 마리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AI 전파 가능성이 큰 오리과 조류는 47만여 마리로, 전체 겨울 철새의 77.7%를 차지하는데,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고병원성 AI는 보통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고, 야생조류뿐만 아니라 가금농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에는 10월에 AI 발생이 확인돼 올해 4월까지 가금농장에서만 70여 건이 보고된 바 있다.

올해들어 10월 12일에는 일본에서 고병원성 AI 항원(H5N1형)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올해 유입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판단, 전국 가금류 농장 대응 강화조치를 내린 상태다.

◇ 가축질병 퇴치, 예방 노력이 최선책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병은 모두 1종 가축전염병이다. 이런 가축전염병 차단을 위해서는 철저한 방역과 백신 접종 등 강력한 예방책 외 별다른 대안이 없다.

정부가 AI, 구제역, ASF 등 기존 가축전염병 특별 방역관리에 나선 가운데, 이름도 생소한 럼피스킨병이란 질병이 추가됐다. 모두 바이러스성으로 '코로나19' 확산에서 보았듯이 방역당국만의 노력으로 질병을 종식시키기란 한계가 있다.

사육농가는 가축사육 시설에 대한 방역설비 개선과 축사 소독과 출입시 정해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가축질병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와 축산농가의 원활한 협조와 방역을 통해 하루빨리 종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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