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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노조, 저우궈단 대표 퇴진 요구... "황제 경영 이제 그만"

사업가형지점장제 도입 논란…일방통행식 소통에 내부 불만 급증
노조 가입 직원 100여 명 점심시간에 퇴진 운동 전개, 사측 촉각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리더십 문제, 실적 부진에 비판 목소리 나와

  • 기사입력 2023.04.03 16:13
  • 최종수정 2023.04.03 17:31

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중국계 생명보험사 동양생명 노조가 저우궈단 대표 퇴진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취임한 저우궈단 대표의 불분명한 경영 전략, 일방통행 소통으로 조직이 망가지고 있다며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저우궈단 대표는 취임 이후 안팎으로 리더십에 대한 의문과 실적 부진에 대한 비판을 받는 모습이다.

3일 동양생명 노조는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 퇴진 운동을 진행했다. (우먼타임스)
3일 동양생명 노조는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저우궈단 대표 퇴진 운동을 진행했다. (우먼타임스)

◇ 황제식 경영에 뿔난 직원들 저우궈단 대표 퇴진 요구

3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보험지부 조합원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현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저우궈단 대표가 일방적인 소통 방식, 한국인과 문화에 대한 무시, 불분명한 경영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어 내부적으로도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논의 중인 사업가형지점장제(BM)가 저우궈단 대표의 일방적 소통을 대표하는 사례로 지목된다. 사업가형지점장제는 정규직 신분의 기존 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해 실적에 따라 보상하는 제도다. 보험업계에선 극히 일부 성공 사례를 제외하고 실패한 영업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저우궈단 대표는 올 초 동양생명의 영업력 증대를 선포했다. 내부적으로도 영업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조직원들 사이에서 기대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내 논란이 불거졌다. 실패 사례로 적용되는 사업가형지점장제 도입이 거론됐을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영업 지원 방식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2일 저우궈단 대표는 서울지역 지점장들을 장충동 테니스장에 소집하고 “정규직 지점장이 위임직 지점장으로 전환하면 고용 관계가 아닌 파트너쉽 관계를 추구하기에 일시금 형태의 위로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저우궈단 대표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거론하지 않고 4월 1일 자로 사업가형지점장제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 직원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영업조직을 개편한다면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라며 “이에 대해 내부적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오히려 왜 모처럼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데 반대하냐는 소리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사업가형지점장제 도입과 관련해 추진 여부를 번복하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언제는 추진하겠다고 하고 내부적으로 논란이 일자 추진 않겠다는 둥 조직의 리더로서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동양생명)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동양생명)

◇ 일방통행식 소통에 직원 피로도 가중, 불만 목소리 높아

지난해 2월 보험산업에 대한 식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저우궈단 대표가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동양생명 내부적으로 ‘재도약’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저우궈단 대표 취임 1년이 넘은 현재 그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저우궈단 대표 취임 이후 불필요한 업무가 늘어 직원들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주 3회 이상의 소모적이고 강압적인 마라톤 회의에 대한 비판이 많다. 특히 회의 시간에 저우궈단 대표는 손을 내저어가며 직원들의 발언을 묵살하고 ‘훈시’ 식으로 일방적인 지시를 ‘하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년간 동양생명 내부에선 부서별 보고서 작성량이 대폭 증가했다. 또 보고서 반려와 재작성 요구가 비일비재해 직원들의 야근이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직원 개인의 근로시간 초과로 타인 사번으로 업무를 하거나 ‘PC on off’제를 위반하는 등이 상황이 발생했다.

심지어 직원들이 회의 준비에 치중하게 돼 팀 업무가 마비되고, ‘2023년 사업계획’ 수립이 지연돼 영업 현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선 노조를 무시하고 일방적 임금 인상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같은 임금 인상은 이른바 ‘핵심 인재’ 위주로 단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저우궈단 대표가 개인적 취미나 감정을 업무의 영역까지 끌어들였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이같은 의혹과 관련한 정황을 파악 중이다.

저우궈단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동양생명 직원. (우먼타임스)
저우궈단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동양생명 직원. (우먼타임스)

◇ 노조 집단 움직임에 동양생명 사측 긴장한 모습 역력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임직원 수는 약 894명이다. 이 중 노조 가입자는 약 250명 수준이다. 퇴진 운동이 시작된 이날 점심시간에도 불구하고 100여 명의 직원들이 함께 참석해 저우궈단 대표에 대한 동양생명 직원들의 내부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동양생명 사측은 노조의 퇴진 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 퇴진 운동 현장에는 COO와 CMO 등 두 명의 C레벨 임원이 찾아와 동향을 살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 역시 퇴진 운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오늘 퇴진 운동을 11시 30분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이 이날 근태 점검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와 시간을 12시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퇴진 운동과 관련해 “대면 영업이 여전히 주요 판매채널로 자리 잡고 있고, 특히 판매상품의 다양성과 1200%룰과 같은 규제로 인해 GA채널이 기존 설계사 채널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변화하는 보험업계 상황“이라며 "당사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영업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하면서 ‘사업가형BM 도입’도 하나의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지만, 이 역시 검토 중인 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충분한 소통과 검토 이후에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며 “당사는 영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 및 노조와 최대한 커뮤니케이션할 것이며,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1989년 동양시멘트와 미국 뮤추얼베네피트가 합작해 설립한 동양베네피트생명을 전신으로 한다. 지난 1995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고 1999년 외국계 자본 지분이 정리되면서 국내 자본 생명보험사로 전환했다. 지난 2011년 동양그룹이 동양생명 보유지분을 매각함에 따라 계열 분리됐다. 이후 지난 2015년 중국 안방보험 매각을 거쳐 중국계 생명보험사가 됐다. 지난 2020년 안방보험이 중국 다자보험 소속이 됨에 따라 동양생명도 편입됐다.

저우궈단 대표는 다자보험의 안방보험 인수 이후 선임된 대표다. 지난해 2월 취임했으나 리더십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회의 과정에서 한국인 비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실적 부진 문제에 직면했다.

저우궈단 대표가 취임한 지난해 동양생명은 74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과 비교해 73.14% 줄어든 수치다. 저우궈단 대표는 지난해 급여 5억 3000만 원, 상여 2억 47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1500만 원 등 총 7억 9300만 원을 수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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