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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쇼크 짚기] ② 유치원은 노치원으로... 예식장은 장례식장으로

저출생·고령화로 소비재 판매에서 시설 용도까지 큰 변화
2020년 사망자가 신생아 수 앞지르는 '데드 크로스' 진입
일본, 2016년 성인 기저귀가 영유아 기저귀 판매량 앞질러

  • 기사입력 2022.12.15 17:33

우먼타임스 = 곽은영 기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1명을 밑도는 유일한 국가다.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떨어지면 현재 인구를 유지할 수 없는 상태, 1.3명부터는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이미 마지노선을 지난 셈이다. 

인구감소는 언제부터 일어났고 인구구조 변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올 문제는 무엇인지, 이른바 출생률 쇼크의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함께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해외국가들은 어떤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총 5회차로 나눠서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내 출생률이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저출생은 사회 모습을 바꾸고 있다. 유치원이 노치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있다. 노치원은 노인이 다니는 돌봄시설을 뜻한다. 예식장은 장례식장으로, 모텔은 요양원으로 바뀌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가 도시 모습과 경제 흐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국내 출생률이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한국에 급격한 인구절벽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고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이 된다. (픽사베이)
국내 출생률이 매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한국에 급격한 인구절벽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구감소는 사회의 모습을 바꾸고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이 된다. (픽사베이)

◇ 인구구조 변화로 소비재 판매부터 공간 사용 역전

사회의 모습이 바뀌어 가는 배경에는 저출생·고령화라는 인구구조 변화가 있다. 인구감소 문제는 매우 다층적이고 복합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면서 한국이 늙어 간다는 것이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연합(UN)은 만 65세 이상 고령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8월 말 기준 고령화 비율이 17.7%로 인구 100명 중 17명이 65세 이상이다. 이미 고령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인구감소로 변화된 모습은 초고령화 사회의 대표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사례로 짐작해 볼 수 있다. 2006년 세계 최초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총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국가다. 

출산율 저하로 일본은 이미 2016년 성인 기저귀가 영유아 기저귀 판매량을 앞질렀다. 초등학교가 간병시설로 바뀌고 있다. 자신이 졸업한 초등학교에서 노년을 보내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아예 노인들을 위한 거리도 있다. 노인들의 하자주쿠라고 불리는 스가모다. 높은 턱, 영어간판, 작은 글씨가 없어서 3무(無) 거리로 불리는 이 곳에서는 매장들도 고령자 동선에 편하게 끔 재구성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대로라면 앞으로 20년 후면 한국이 일본을 앞질러 초고령 국가의 대표 국가로 불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비율은 2040년이 되기 전 유럽 국가보다 높아지고, 2045년이 되기 전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9년이나 당겨진 데드크로스...경제 성장률에 직격탄

우리나라는 인구통계 사상 처음으로 2020년 인구 데드크로스에 진입했다. 데드크로스는 신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현상을 말한다. 2019년 교차되는 지점을 시작으로 자연 감소가 시작돼 2020년 출생과 사망 그래프가 역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27만 명, 사망자 수는 30만 명이다. 통계청은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데드크로스가 2029년은 돼야 올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실에서는 그보다 9년이 앞당겨졌다.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이 된다. 줄어든 출생률은 자연히 고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제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30년이면 일하고 소비를 하는 주축인 젊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국에 급격한 인구절벽과 구인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미 2021년 대학입시 수험생 수는 처음으로 대학 입학 정원보다 줄어들었다. 군대 예상 병력은 2025년 29만 명으로 필요병력을 겨우 유지하다가 2040년이 되면 10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15~64세로 산정되는 생산 가능 인구의 총부양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총부양비는 어린이와 노인을 부양할 때 들어가는 비용이다. 우리나라는 향후 50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해 2067년이 되면 세계에서 부양비 부담 국가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OECD는 생산 가능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인 ‘노인부양 비율’의 경우 한국은 2025년을 기점으로 수직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2075년이면 노인부양비율이 8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즉, 생산 가능 인구 100명이 고령자 80명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 통계청이 분석한 세대별 고령자 부담 인구를 살펴보면 2019년 4.9명당 1명, 2036년 2명당 1명, 2065년 1명 당 1명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왜 이렇게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힘들고 코로나19 충격에 저출산이 가속화된 것을 이유로 분석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출생률 저하의 근간에 깔려 있는 원인을 분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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