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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말 임원 인사 "여성 약진"... OECD 비하면 "까마득"

대기업 연말 인사에서 여성 CEO 잇따라 배출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인재 전진 배치 눈길
우리나라 여성임원 비율 3.6%...OECD는 21.8%

  • 기사입력 2022.12.09 15:20
  • 최종수정 2023.02.01 19:03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삼성과 LG 등 주요 기업에서 오너가 출신이 아닌 여성 최고경영자가 나왔다.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인재 약진이 눈에 띈다. 기업들이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인재와 조직 개편에 나선 가운데 젊은 인재와 여성을 적극 기용하면서 ‘실력 위주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 임원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등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기업 연말 인사에서 여성 경영자가 잇따라 배출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 관리자나 임원 비율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OECD 평균 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 주요 기업 연말 인사에서 여성 경영자가 잇따라 배출됐다.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 관리자나 임원 비율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OECD 평균 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픽사베이)

◇ 유리천장 깨지나?...잇따르는 여성 CEO

국내 주요 기업에서 여성 CEO가 잇따라 나왔다. 비오너 일가에 공채가 아닌 외부 영입 사례도 많아서 능력과 성과 위주의 선임이라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성전자다.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이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있지만 오너가 출신이 아닌 여성으로서는 삼성 첫 사장이다.

LG그룹에서는 LG생활건강 이정애 신임 사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룹 공채 출신인 이 사장은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으로 선임됐고 2015년 그룹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에 올랐다. LG그룹 광고 지주회사인 지투알 박애리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SK플래닛에서 독립한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도 여성 CEO가 나왔다. 안정은 최고운영책임(COO)다. 그는 네이버와 쿠팡 등을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로 11번가 여러 인기 서비스를 직접 기획했다.

CJ그룹 계열사 CJ올리브영에서도 영업본부장 출신 이선정 경영리더가 새 수장이 최면서 최초의 여성 CEO 타이틀을 달았다. 그는 2006년 MD로 입사해 상품 경쟁력을 높여오는 데 앞장선 인물이다. 1977년생으로 그룹 내 최연소 CEO 직함도 함께 얻었다.

◇ 젊은 리더·여성인재 적극 배치하는 기업들

국내 주요 기업은 최고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시키면서 전체적으로 안정을 추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경제 이슈 등 대내외 위기 극복에 초점을 맞추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기존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SK 그룹도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이 연임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루크 동커볼케 CCO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임원 인사 등을 통해서는 미래 먹거리와 핵심 기술 분야에 힘을 집중하는 경향도 감지된다. LG그룹은 전체 승진자가 전년 대비 줄었으나 그룹 미래 사업 중 하나인 배터리를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는 지난해보다 많은 승진자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임원 인사에서 소프트웨어 전문가와 차기 신기술 연구개발 인력을 전진 배치하면서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최고 기술회사를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젊은 리더의 약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에는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 등을 적극 배치했다. 이에 따라 45세 부사장과 37세 상무가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인사 당시 “글로벌 경제 불황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한발 앞서 도전적으로 준비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을 수 있도록 젊은 리더와 기술 분야 인재 발탁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임원 인사에서도 ‘여풍’이 관찰됐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여성 임원 6명을 선임해 여성 임원 수가 총 64명이 됐다. 중앙일보 집계에 따르면 4년 전 29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숫자다. 삼성전자도 6일 9명의 여성 임원을 새로 선임했다.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수는 총 65명이다.

삼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서도 여성 임원 전진 배치가 눈에 띈다. 삼성SDI 고주영 중대형전지 담당 임원, 삼성SDS 김은영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기술혁신팀장이 각각 부사장에 올랐다. 삼성전기에서는 강민숙 프로가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도 고희진·박남영 상무가 처음으로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일 여성 상무 승진 소식을 전하면서 “여성 인재가 드문 플랜트 건설 분야에서 의약품 제조공정 설계팀을 이끌며 특출난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으로 선임된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삼성전자) 
삼성전자 첫 여성 사장으로 선임된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삼성전자) 

◇ 우리나라 여성임원 비율 3.6%...OECD는 21.8%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 임원이나 관리자 비율은 여전히 OECD 평균 등과 비교하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오정숙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의 ‘여성 관리자의 개인 및 사회, 조직 요인과 조직 성과의 관계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 비율은 38.4%, 여성 관리자 비율은 19.8%(공공기관 18.8%, 민간기업 20.9%)다. 여성 관리자 비율은 2010년 15.1%에서 꾸준히 높아져 2018년 20.6%를 기록했지만 2019년에는 소폭 낮아졌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참가율(15~64세 기준)은 69.3%다. 이는 OECD 회원국 36개국 중 30위에 해당한다. 오정숙 위원은 “많은 국가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비율이 낮아지는 구조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의 경제적 수준에 비해 민간기업 여성 임원 비율은 2018년 3.6%로 OECD(2018년 기준) 여성 임원 비율 21.8%에 비해 매우 낮다”고 밝혔다.

특히 민간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3.6%로 OECD 평균 21.8%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조직이 가부장적·위계적 특성으로 인해 남성적 행동 규칙을 갖고 있어 남성에게는 친근하지만, 여성의 정착에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오 위원은 “여성들의 교육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관리직 급의 비중이 낮은 이유는 인적자본이론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조직문화는 지속성과 비가시성을 지니기 때문에 쉽게 변화하기가 어렵다”며 “조직이 공정한 인사시스템을 만들고 공식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식화된 투명한 인사관리는 성차별을 줄이고, 투명성이 증가될수록 여성에 대한 차별은 감소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그는 “정부의 일·가족 양립 권장 정책은 일관성 있게 계속해서 추진되어야 하며, 조직은 가족 친화적 조직문화로 체질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반기 보고서 기준 우리나라 100대 기업 전체 임원 7175명 중 여성 비율은 5.6%로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이 비율은 지난 2019년 3.5%, 2020년 4.1%, 2021년 4.8%로 조금씩 높아지는 추세였다. 올해 인사에서 여성 인재가 전진 배치되면 내년에도 일부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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