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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非오너일가 첫 여성 사장 이영희는 누구?

로레알 출신 마케팅 전문가
非오너일가 첫 여성 사장
갤럭시 마케팅 성공 주역

  • 기사입력 2022.12.06 13:43
  • 최종수정 2023.02.01 19:04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2011년 얘기다. 당시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그룹 여성 임원들과 만나 ‘여성도 사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선대회장은 “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자신의 역량을 다 펼치지 못할 수도 있다. 여성도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1년이 흐른 올해 삼성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한 첫 여성 사장이 배출됐다. 당시 이 선대회장과의 오찬 모임에 참석했던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신임 사장)이다.

이영희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최초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사진은 이영희 신임 사장이 지난 2018년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일하던 당시의 CES 2018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이영희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최초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사진은 이영희 신임 사장이 지난 2018년 글로벌마케팅센터장으로 일하던 당시의 CES 2018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 부사장 승진 후 10년 만에 첫 여성 사장

삼성전자가 5일 발표한 2023 정기 사장단 인사에 따르면 이영희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부사장이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영희 신임 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최초 여성 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던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이 신임 사장에 대해 “2007년 입사 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만들고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 제고에 크게 기여하는 성과를 거두며 고객 가치·경험 중심 회사로의 성장을 선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장 승진 후 고객 중심 마케팅 혁신 등의 역량을 발휘하고 최초의 여성 사장으로서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임 사장은 유니레버와 로레알 출신 마케팅 전문가다. 2007년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발탁돼 201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10년 만에 첫 여성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은 갤럭시 시리즈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회사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공이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니레버코리아에서 마케팅 매니저, SC존슨코리아에서 마케팅 디렉터로 일했고 로레알코리아에서 총괄이사와 전무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입사 후에는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마케팅그룹장과 마케팅팀장을 각각 맡았고 갤럭시 시리즈 등의 흥행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삼성전자 내 첫 여성사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어 왔다. 2017년 5월 이후부터 최근까지는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을 맡았다.

◇ “세계 2번째 영향력 가진 최고마케팅 책임자”

외부에서의 평가도 좋았다. 포브스는 2013년 이영희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위로 꼽았다. 당시 포브스는 “삼성전자 소비자층을 명확히 분석해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을 도입하고 올림픽과 패션 행사, 아카데미 시상식 등 다양한 문화행사에서 마케팅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당시 포브스는 이 사장에 대해 “전자기술 전문업체로 인식됐던 삼성전자를 소비자가 사랑하는 브랜드로 바꿔냈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 사장은 포브스코리아가 2015년 선정한 ‘유리천장을 뚫은 경제계 파워우먼 25인”에도 선정됐다.

이 사장과 삼성전자의 인연은 ‘애니콜’ 성공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인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서 시작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이 이영희 사장을 스카우트했다. 이 사장은 당시 화장품 등 소비재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던 인물이었는데 이 전 부회장이 “휴대전화는 앞으로 기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여러 번 설득해 영입했다.

이 사장의 지휘 아래 삼성전자는 마케팅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2014년 이영희 당시 부사장이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삼성전자는 어벤저스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마케팅그룹장으로 일하던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 개막식 행사에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가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과거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위기를 겪었을 때 투명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소비자 신뢰를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당시 마케팅 분야를 총괄하던 이 사장의 전략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국제 광고제 수상 등에도 이 사장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장 선임 후 “역량과 성과가 있는 여성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여성인재들에게 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 6일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적극 기용

삼성전자는 6일 임원 인사에서도 여성 인재를 적극 기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사장 59명, 상무 107명, 펠로우 2명, 마스터 19명 등 총 187명을 승진 조치했다.

삼성전자는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혁신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여성 및 외국인 발탁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부사장 이하 정기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 비율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늘고 있다. 헤럴드경제 보도에 따르면 2019년 5%(총 158명 승진자 중 8명), 2020년 3%(162명 중 5명), 2021년 3.7%(214명 중 8명)이던 여성 승진자 비율은 지난해 6.06%(198명 중 12명)로 늘었다. 연도별 사내 여성 임원 비율도 증가세다. 삼성전자 ESG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1.4%던 사내 여성 임원 비율은 지난해 6.5%로 상승했다.

올해 삼성전자 인사는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개편이라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모였다. 이번 인사에서 여성 사장을 발탁하고 여성 임원진도 적극 기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행보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 직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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