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지난달 서울 강서구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4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남성의 휴대전화에는 그가 성매매하는 영상과 함께 “돈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에게 영상을 보내겠다”는 협박 문자가 발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남성은 협박에 못 이겨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보냈지만 “더 보내라”는 협박이 이어지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협박한 30대 남성 A씨를 붙잡았다. 그는 조건만남으로 알게 된 미성년자 B양과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9일 두 사람을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피해자는 한 명만이 아니었다. 경찰이 범죄에 사용된 계좌 두 곳을 추적해보니 돈을 보낸 사람은 지난달에만 400명이 넘었다. 액수는 무려 17억 원이나 됐다.
경찰은 두 계좌로 들어온 돈이 즉시 수백 개의 해외 계좌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아 해외 범죄조직이 연관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범인들은 성 매수 현장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협박하거나 ‘몸캠 피싱’이나 ‘조건 만남’을 유도한 뒤 남성들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해 가족과 지인 등의 연락처를 빼낸 뒤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 간음 사건이라 성 매수 남성들의 협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작년 2월에는 성매매 업소 출입기록 명단에 이름이 적힌 성매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돈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붙잡혔다. 그는 4회에 걸쳐 2억 1960만 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재판에 넘겨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업소 종업원들에게 돈을 주고 출입 기록을 받아 명단에 있는 사람들의 전화번호와 연계된 SNS를 검색해 개인 정보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