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She Did It-여성 과학자를 찾아] ⑦홍현숙 울산항만공사 디지털플랫폼사업단장

스마트∙에코 항만 이끄는 ICT 리더
정부 헤드헌팅으로 임용한 첫 사례

  • 기사입력 2022.11.14 18:12
  • 최종수정 2023.02.03 11:45

사람들은 과학기술은 남성의 영역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친 한국 여성 과학자가 적지 않다. 대학에서, 연구소에서,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와 학문적 업적을 쌓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위셋, 이사장 문애리)은 뛰어난 여성 과학자·기술인을 찾아 소개하는 ‘She Did It’ 캠페인을 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위셋’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이공계 여성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우먼타임스는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도를 꿈꾸는 여성을 위해 위셋의 협조를 받아 ‘She Did It’에 실린 여성과학자들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전재(일부 수정)한다. 인터뷰 전문은 위셋 홈페이지(wiset.or.kr)나 위셋 블로그(m.blog.naver.com/wisetter)에서, 동영상은 유튜브 ‘위셋’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인 울산항만공사에 첫 여성 민간전문가로 임용된 홍현숙 디지털플랫폼사업단장. 그는 여성으로는 드물게도 항구가 일터인 사람이다. 엄청난 분량의 콘테이너를 선적하고 하역하는 항만에서의 물류 관리는 매우 복잡하다. ICT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홍 단장은 지능형(스마트) 항만물류 연구·개발, 친환경 에코항만 구축, 정보기술 관리·운영 등의 업무를 책임진 항만 정보통신기술 분야의 전문가다.

(위셋)
(위셋)

- 대학은 문과를 나왔는데 어쩌다가 IT 전문가가 되었는지요.

“저는 어릴 적에는 외교관이나 작가, 기자 같은 직업에 좀 더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대학도 중어중문학과에 들어갔죠. 제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 중후반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르면서 스포츠와 IT의 융합으로 대한민국 IT산업의 기반이 마련되던 시기였어요. 당시 IT 및 IT 관련학과 졸업생들보다 훨씬 더 많은 IT 인력들을 필요로 했으니까요. 또한 여성의 사회참여도 활발해지면서 자아실현, 평생 직업 같은 개념이 자리 잡았던 시기이기도 했죠. 이런 상황에서 평생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분야가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정보통신대학원에 들어가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 그 후에는 여러 기업에 몸을 담았는데 어떤 일들을 하게 되었나요.

“여러 기업에서 사업 효율성과 고객 편익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 등을 담당했어요. 한솔PCS와 KTF를 거쳐 KT소프트웨어개발센터장, 한국인터넷진흥원 IoT혁신센터장 등을 지내며 정보기술 분야 기획·개발·운영 관리자로서 전문성을 쌓아갔습니다. 이런 수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늘날의 제가 있을 수 있었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제가 처음 개발한 프로그램이 PC통신 어플리케이션이었어요. 모뎀을 연결해 로그인하고 채팅과 게시판, 메일을 확인하는 텍스트 중심의 커뮤니티 프로그램이었죠. 이후 금융 비즈니스의 메인프레임으로 개발되어 있던 은행 업무를 축소시키는 차세대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고, 통신사의 고객 및 빌링 관리, CRM 등 기업의 사업 효율성과 고객 편익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운영을 담당했죠. 제가 창업해서 상품개발까지 진행한 ‘소프트플렉스’는 향후 다시 돌아가야 할 집이자 크게 성장시켜야 할 궁극의 목표입니다.”

​홍 단장은 지난 3월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인 울산항만공사가 영입한 첫 여성 민간전문가다. 인사혁신처의 정부 민간인재 영입지원(정부 헤드헌팅)을 활용해 임용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 항만과 물류, 정보통신이 어떤 관련이 있나요.

“울산항만공사는 울산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선박을 위한 항만 건설 및 유지보수, 항만서비스 운영 등 항만 안전과 환경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디지털플랫폼사업단은 울산항의 디지털화, 즉 항만서비스 전 영역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하여 스마트항만으로 발전시키고, 세계적 환경 이슈인 탄소중립으로 가는 에코항만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스마트 항만의 예를 들면, 현재는 선박이 입항할 때 전화로 입항 요청을 하면 관제센터에서 이를 허가하는 시스템이지만, 향후 자율운행 선박이 보편화되고 항만서비스의 프로세스들이 ICT화가 되면 자동으로 입항 업무가 처리돼 물류 산업의 혁신을 가져올 거예요. 에코항만 실현은 탄소중립으로 대변되는 기후환경 관리에도 측정 장비와 데이터 분석에 ICT 기술이 필요해요. 울산항만공사에서도 직영시설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도입, 대체 에너지원 개발, 탄소영향도 분석을 위해 ICT 기술을 활용하고 있죠.”

- 일반 기업에서도 일했고 지금은 공공기관이 일터인데 그 차이가 있다면.

“기업은 목표가 단순 명확해 업무추진이든 의사결정이든 명료하죠. 반면에 공공은 고객범위가 광범위하고, 공공성과 효율성이라는 상반된 목표를 균형 있게 실행해야 합니다. 그 때문에 제가 민간에서 내재화된 효율성을 추구할 때 동료들이 일깨워주는 공공성을 검토하게 됨으로써 사업의 균형이 잡히는 것 같아요. 즉, 상대에 대한 존중과 경청,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과 사업이 수행되는 것이죠. 그래서 공공에서는 고객과 현장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비즈니스 통찰력, 협업, 전문역량이 더욱 중요한 것 같아요. 현대사회에서는 기술 트렌드나 변화방향에 대한 주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 어떻게 자기계발을 해나갔는지요.

“지금은 다양한 검색 사이트를 통해 필요 정보와 기술변화를 캐치업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각종 컨퍼런스, 포럼, 책자, 글로벌 IT 및 경영 컨설팅회사들의 자료를 통해 기술변화 따라잡기를 했어요. 그런데 저는 IT 기술을 활용한 영화를 보면서 업무와 연결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2002년에 CRM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나왔어요. 그 영화를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CRM이 향후 이렇게도 발전하겠구나’라고 생각했었죠. 그 외에도 다양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제가 생각하는 자기계발을 하고 있어요.”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본에 충실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옵니다. 학업, 연구, 리서치, 업무 등 현재 자신의 자리에서 제대로 해내는 것이 중요해요. 나의 상황을 남들과 비교하기보다는 발전시키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기본이 더욱 튼실해지고 이런 경험들이 궁극에는 자신의 미래를 만들게 되죠. 또한 ‘옆사람’도 중요합니다. 친구든, 동료든, 선후배든, 업무 파트너든,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과 지식을 존중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조직에서 인재를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어 이 점을 늘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쉽지는 않더라도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존중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시길 바랍니다.”

(정리= 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