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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드는 대한민국...달라지는 소비 지도

저출산·고령화에 달라지는 사회 구조
소비자 ‘머릿수’ 맞춤 전략 기업 새 숙제

  • 기사입력 2022.10.25 17:00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대한민국이 늙어간다. 저출산·고령화 흐름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7월 출생아 수는 2만 44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줄었다.

아이만 덜 낳은 게 아니라 결혼도 줄었다. 7월 결혼은 1만 4947건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5.0% 줄었다. 한때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부부의 출산 모습이 줄면서 인구 역시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마이너스 5588명이다.

'형제 자매 많은 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은 1자녀 가구가 많고 그보다 더 많은 건 '1인 가구'다 저출산 흐름에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지는 신호도 사회 곳곳에서 관찰된다. 어린이가 줄고 어른이 많아지면 시장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픽사베이)
'형제 자매 많은 집'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은 1자녀 가구가 많고 그보다 더 많은 건 '1인 가구'다 저출산 흐름에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지는 신호도 사회 곳곳에서 관찰된다. 어린이가 줄고 어른이 많아지면 시장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 (픽사베이)

앞서 6월에는 출생아 수가 1만 883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4% 줄었고 자연증가는 마이너스 6019명을 기록했다. 5월 출생아는 2만 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8% 줄었고 자연증가는 마이너스 8852명이다.

◇ 2050년 되면...7개 시도에서 중위연령 60세↑

태어나는 아이가 적다는 건 바꿔 말하면 사회가 전체적으로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5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비 2050년 인구는 4개 시도(경기, 세종, 제주, 충남)에서만 늘고 나머지 13개 시도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 중위연령은 전남·경북·강원·전북 등 7개 시도에서 60세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2020년 대비 2050년 유소년인구는 세종(20.0%)에서만 늘어나고 나머지 16개 시도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통계청은 경기(-21.8%), 제주(-26.5%)를 제외한 14개 시도는 30% 이상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통계청은 2050년이 되면 우리나라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가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부 또는 부부+자녀로 이뤄진 가구 비율이 낮아진다는 의미로 이 역시 저출산·고령화 분위기와 연결된 흐름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 수는 26만 500명으로 전년 대비 4.3% 줄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 출생아 수 증감률과 비교하면 감소 추세는 줄었지만 하락세는 여전하다. 2021년 기준 합계출산율도 전년보다 0.03명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0.98명으로 1명대 벽이 깨졌고 이후 계속 내림세다. 위원회는 “2020년 인구 자연감소 현실화에 이어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자연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 2분기 출산율 0.75명...“인구 감소 해법 찾아야”

저출산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정계에서도 이 문제를 꾸준히 언급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9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2분기 출산율이 0.75명까지 급락했다”고 말하며 인구감소와 100세 시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관련 이슈로 정부와 팽팽히 대립하는 야당도 이 문제에서는 비슷한 고민을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월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초저출생 문제는 먼 미래의 위기가 아니라 당장의 심각한 경제사회 문제”라고 언급하며 “인구위기와 초저출생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앞서 6월에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인구위기대응 TF 첫 회의가 열렸다. 교육부와 과기부 등 18개 관계부처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다.

정부는 올해 3월 저출산·고령사회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중앙행정부처 시행계획 예산을 전년보다 6.2조 원 늘어난 78.9조 원으로 잡았다. 당시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인구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언급하면서 “영아수당 도입,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 활성화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 구조 변하면 소비자 층도 달라진다

태어나는 아이가 적으면 청년층이 줄고 노령층은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흐름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 수 있는 문제, 또 하나는 소비 시장이 작아지는 문제다.

저출산에 따른 변화는 시장 곳곳에서 나타난다. 직접적인 영향은 영·유아가 소비하는 제품군이다. 최근 유제품 전문기업의 폐업 소식을 둘러싸고도 업계에서는 저출산 여파로 우유 소비량 들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한다.

분유 등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은 2만 8934톤으로 2016년(6만 5815톤)에 비해 56% 줄었다 생산액도 같은 기간 3013억 원에서 2607억 원으로 13.5% 줄었다. 2019년과 비교하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과 생산액은 각각 20.0%와 10.3% 줄었다.

이는 세계 영유아식 시장 규모가 2020년 약 688억 달러로 2016년(612억 달러) 대비 1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반대 흐름이다. 공사는 “해외 시장은 2025년에는 약 20% 증가한 825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분유나 이유식 판매가 줄어드는 가운데 노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나 건강 관련 산업 수요는 늘어나는 경향도 보인다. 박경수 삼정KPMG 컨설팅 부문 상무는 ‘마켓인사이트’에 기고한 컬럼에서 “헬스케어 산업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고령화 속도가 OECD 국가 중 2위로 2040년에는 국민 3명 중 1명이 고령층에 속할 것”이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최근 유명 스키장의 영업 중단 사례를 두고도 과거 학교나 학원의 단체 방문 사례가 줄어든 경향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로나19와 함께 지난 두 번의 겨울을 맞았던 탓이 크지만 젊은 세대의 겨울 스포츠 관심도 하락과 3040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적은 지금의 10대 인구 수 등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이다.

이 밖에도 어린이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여러 산업이 저출산 흐름을 정면으로 맞이하고 있다. 고급화 전략이나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 시장은 과거에 비해 줄어든 아이 숫자를 염두에 두고 마케팅 전략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 구조가 달라지면서 시장 지도가 달라지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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