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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자의 '사서 고생'] 2200원 하림의 '장인라면'은 뭐가 다를까

전북 익산 함열읍에 3만 6000평 규모 '퍼스트 키친' 공장 세워
깊은 국물 위해 사골, 소고기, 닭뼈 등 넣고 20시간 이상 끓여
원재료 맛과 향 위해 분말 스프 대신 액상 스프 넣어
‘Z-Nozzle’ 공법으로 쫄깃한 식감 구현

  • 기사입력 2022.10.24 17:12
  • 최종수정 2022.10.24 18:23

우먼타임스 = 최인영 기자

하림이 축산육류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하림 퍼스트 키친 전경. (하림)
하림 퍼스트 키친 전경. (하림)

이를 위해 지난 4월 ‘자연의 신선한 식재료로 최고의 맛을 만든다’는 식품 철학을 내세워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약 3만 6000평 규모의 ‘퍼스트 키친’을 세웠다.

이곳은 현대인들의 식사 전 단계를 커버할 수 있는 ‘공유 주방’ 콘셉으로 △밥 △국 △탕류 등 가정식뿐 아니라 라면 등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 속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인 라면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 하림의 ‘장인 라면’ 공정 과정을 기자가 직접 눈으로 보고 왔다.

하림에서 만드는 장인 라면. (우먼타임스)
하림에서 만드는 장인 라면. (우먼타임스)

◇ 깊은 맛 위해 자연 원료 넣어...‘Z-Nozzle’ 공법으로 쫄깃한 식감 구현

하림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은 총 3개의 공장으로 이뤄졌다. K1에서는 육수와 소스, 가정식 대체식품(Home Meal Replacement, HMR)을, K2는 면류, K3는 즉석밥을 각각 생산하고 있다. K는 키친(Kitchen)의 약자다.

하림은 단순 인스턴트 라면이 아닌 '국물 요리'를 만든다고 한다. 핵심은 △사골 △소고기 △돈골 △닭뼈 △닭고기를 20시간 끓여 고아내는 것이다.

분말 스프가 아닌 액상 스프를 사용하는 것 역시 차별점이다. 액상은 분말보다 유통기한이 짧아 효율이 떨어지고 공정이 까다롭다. 그러나 하림은 원재료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 위해 액상 스프를 고집한다고 한다. 육수와 액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K1에서 진행돼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하림 퍼스트 키친에 있는 면 반죽기. (우먼타임스)
하림 퍼스트 키친에 있는 면 반죽기. (우먼타임스)

기자가 방문한 곳은 ‘면’이 만들어지는 K2, 맨 처음으로 본 것은 반죽 과정이었다. 반죽은 △밀가루 △전분 △반죽 물 △소스를 25분간 섞였다. 밀가루와 물로만 반죽되는 일반적인 면과 달리 이곳의 면은 깊은 맛을 담기 위해 소스에 △닭고기 △소고기 △다시마 △양파 △마늘 등 자연 원료를 넣는다고 한다.

납작하게 밀린 면이 꼬불한 면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우먼타임스)
납작하게 밀린 면이 꼬불한 면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우먼타임스)

잘 만들어진 반죽은 납작하게 밀어 꼬불꼬불한 면 형태로 만들고 100℃ 이상의 고압 스팀으로 2~3분간 익힌다. 우리가 가정에서 라면을 만들 때 3~4분만 끓여도 조리가 완성되는 이유다.

면이 찬물에 씻기는 과정. (우먼타임스)
면이 찬물에 씻기는 과정. (우먼타임스)

익혀진 면은 찬물로 2차례 샤워된다. 뜨겁게 된 면을 차가운 물로 씻으면 면이 수축되면서 더욱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하림은 Z-Nozzle 공법을 사용해 면을 건조시킨다. (우먼타임스)
하림은 Z-Nozzle 공법을 사용해 면을 건조시킨다. (우먼타임스)

다음은 하림의 핵심 건조 기술이다. 반죽면에는 수분이 대략 28% 함유돼있다. 수분은 찬물 샤워를 거쳐 건조까지 마무리되면 약 8%가 되는데, 20% 수분을 빼는 방법이 어떤 방법이냐에 따라 건조 공법이 다르다.

하림이 사용하는 공법은 ‘Z-Nozzle’. 120℃ 이상의 열풍을 불어내는 노즐을 면에 최대한 밀착해 위·아래에서 동시에 건조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인 라면들은 그냥 뜨거운 바람으로 수분을 빼는 반면 하림은 뜨거운 바람에 압력을 줘 일반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보다 잘 불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갖도록 한다. 면이 건조기를 통과하는 시간은 47분 정도다.

면이 포장되는 과정. (우먼타임스)
면이 포장되는 과정. (우먼타임스)

건조를 마친 면은 기준 중량(115g)이 맞는지, 금속이나 돌과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 작업을 거친 후 포장된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라면은 분당 300~350개로, 시간당 1만 8000개가 생산된다고 한다.

하림 관계자는 “식품은 공정이 많아질수록 고유의 맛과 향을 잃어가기 때문에 감칠맛을 위해 인공 조미료 같은 첨가물을 넣게 된다”며 “하림은 인공 조미료 대신 자연 식재료들을 풍부하게 고아 감칠맛을 냈다”고 강조했다.

장인 라면엔 면과 건더기, 국물스프가 들어있다. (우먼타임스)
장인 라면엔 면과 건더기, 국물스프가 들어있다. (우먼타임스)

◇ 인공 조미료 아닌 닭 국물 맛 느껴져...가격 한 봉지 당 2200원

맛은 어떨까. 기자가 직접 ‘장인 라면’을 끓여봤다.

장인 라면은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 2가지로 나뉜다. 기자는 얼큰한 맛을 선택했다. 묶음 봉지엔 총 4개의 낱개 포장 라면이 들어있다. 낱개 봉지엔 면과 건더기, 그리고 액상 스프가 있었다.

사실 고객 입장에서 액상 타입은 분말처럼 털어내는 것이 아닌 짜내야 한다는 점은 조금 귀찮다. 그러나 분말형보다 더 깊은 맛이 난다고 하니 일단 액상 스프를 남김없이 꾹꾹 눌러 짜냈다.

장인 라면을 직접 끓여봤다. (우먼타임스)
장인 라면을 직접 끓여봤다. (우먼타임스)

면과 건더기까지 넣어 일반 라면과 똑같이 4분 정도 끓였다. 전반적인 과정은 일반 라면과 다를 건 없었다.

완성된 라면의 국물을 먼저 먹어봤다. 익숙한 인공 조미료 맛이 아닌 묵직하고 구수한 진한 닭 국물 맛이 느껴졌다. 왜 하림이 ‘국물 요리’라고 자부했는지 알 것 같다. 단, 이건 기자의 철저한 주관이다.

장인 라면 면은 묵직하고 (우먼타임스)
장인 라면 면은 묵직하고 담백하다. (우먼타임스)

면도 건면이라 느끼함 없이 담백했다. 일반 라면보다 더 쫄깃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더 단단하고 무게감이 있었다. 또 오래 놔둬도 확실히 덜 불고 있는 게 느껴졌다. 꼬들파인 기자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가격이다. 장인라면 한 봉지 가격은 2200원. 출고가 기준 약 820원인 신라면의 3배 정도다. 인스턴트 느낌이 아닌 수제 라면을 먹는 느낌이긴 했지만 ‘라면’ 치고는 조금 비싼 느낌이었다. 조금 더 가격이 저렴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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