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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 Did It-여성 과학자를 찾아] ④부산대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김효정 교수

- 신소재 발굴 및 X선, 유기 전자재료 전문가
- “끝날 때까지 포기를 안 하는 자세가 연구의 원동력”
- 2018년 교육 부문 여성공학인대상 수상

  • 기사입력 2022.10.24 11:17
  • 최종수정 2023.02.03 11:47

사람들은 과학기술은 남성의 영역이라고 보통 생각하지만, 국내외에서 명성을 떨친 한국 여성 과학자가 적지 않다. 대학에서, 연구소에서, 기업에서 탁월한 성과와 학문적 업적을 쌓고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과학기술인들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위셋, 이사장 안혜연)은 뛰어난 여성 과학자·기술인을 찾아 소개하는 ‘She Did It’ 캠페인을 하고 있다.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위셋’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공공기관으로, 이공계 여성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우먼타임스는 미래의 과학자와 공학도를 꿈꾸는 여성을 위해 위셋의 협조를 받아 ‘She Did It’에 실린 여성과학자들 인터뷰를 주기적으로 전재(일부 수정)한다. 인터뷰 전문은 위셋 홈페이지(wiset.or.kr)나 위셋 블로그(m.blog.naver.com/wisetter)에서, 동영상은 유튜브 ‘위셋’에서 볼 수 있다. (편집자 주)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수많은 물질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그 물질 중에는 과학자들이 연구해서 만들어낸 것들이 많다. 부산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김효정 교수는 신소재를 발굴하는 과학자다. 방사광 가속기 x-선을 이용한 구조를 연구하며, 최근에는 유기태양전지와 유-무기 하이브드리 태양전지 즉,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쪽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매년 산·학·연·공공 및 지원 분야에서 우수한 가치를 인정받은 여성공학인에게 주는 ‘2018여성공학인대상(교육부문)’을 수상했고, 한국진공학회 학술지의 세부 학술 분과 분야에서 탁월한 학술·기술 업적을 이룬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2020성원에드워드학술상’도 받았다.

부산대 연구실에서 김효정 교수. (위셋)
부산대 연구실에서 김효정 교수. (위셋)

​- 여성 과학자의 길을 쉬지 않고 걸어왔는데 김 교수에게 연구란 무엇입니까?

“연구란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끝날 때까지 포기를 안 하는 자세가 연구를 하는 데 있어 큰 원동력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때는 부산대학교에 임용된 후, 학생들과 연구한 결과를 첫 번째 논문으로 냈을 때였어요. 실험실 장비도 다 갖추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우연히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고, 그것을 1년 여간 꾸준히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냈었지요.

제가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지치지 않는 것, 쉽게 포기 안하는 것이에요. 저는 뭐든 끝날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면이 있는데, 이것이 연구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세 같아요."

- 여성이 과학자로 성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과학자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우선 해주고 싶은 말은요?

“손으로 직접 만지고 설계하고 실험하는 일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이공학계 일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이론을 할 사람이 아니면 대부분 직접 몸을 움직여서 뭔가를 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이런 일들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학생들은 이공계가 잘 맞을 거예요.

저는 학창시절 입시를 위한 학교 수업이 그다지 재밌지 않았어요. 그런데, 물리 과목만은 달랐어요. 자연과 우주의 원리를 공부한다는 점에서 커다란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 물리를 선택했어요.

이공계는 노력하면 어느 정도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그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분야이죠. 자신의 연구에 자신감을 갖고 포기 하지 않는 많은 학생들이 꿈을 가지고 이 분야에 도전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과학계에서의 여성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애를 많이 쓰셨는데요.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은 총 223명의 교수 중에 아직도 여성은 7명밖에 되지 않아요. 제가 2013년에 임용되었을 때, 공대 두 번째 여교수라는 이유로 선배 교수가 여성과학자와 관련된 WISET 사업을 맡겼어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WISET에서 지원한 Re-WeSET 사업의 부산대학교 사업단장을 했고 2016년에는 지역인재육성멘토상을 받았어요. 이런 활동 결과로 2018년에는 여성공학인대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의무감이 강했기 때문에 여학생들과 관련한 활동을 많이 했어요. 앞으로도 여학생 혹은 여성 공학인과 관련된 활동은 계속 이어가고 싶어요.

아울러 여성과학기술인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다양성이 인정되고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지금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고, 또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이공계에서 활동이 가능하겠죠. 네트워크를 만들고 협력한다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석사 과정으로 포항공과대학교에서 방사광가속기 x-선을 이용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때 MIT에서 학위를 마친 노도영 교수가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로 부임했다. 김 교수가 후에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인 X-선을 이용한 박막 및 표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연구를 한 과학자였다. 김 교수는 그 밑에서 공부하고자 학교와 전공을 옮겼다. 당시 광주과학기술원은 전자재료와 고분자재료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전자재료 파트에서 연구했다.

- 그 후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왔는지요.

“학업 후에는 LG화학기술연구원, 삼성전기중앙연구소에서 일했는데, 제 전공인 x-선을 이용한 재료 및 제품 분석이 주 업무였어요. LG화학기술연구원에 있을 때는 배터리 관련 물질이나 재료를 주로 분석했고, 삼성전기중앙연구소에서는 LED 관련 재료 및 제품을 분석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연구를 좀 더 해 보고 싶었습니다. 포스트닥(post-doc) 연구 기간에도 뚜렷한 연구 결과가 없었고, 회사에서는 더욱 연구와는 멀어졌기 때문에 연구에 대한 욕심이 커졌어요.

그때, x-선 전문가인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김장주 교수께서 유기태양전지관련 일을 할 사람을 뽑는 공고를 내셨죠. 그때 저에게 유기태양전지는 전혀 새로운 분야였는데, 제가 가진 x-선 지식을 이 분야에 접목하면 할 일이 무척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학교로 돌아갔어요.

- 전공이 신소재공학인데요. 무얼 연구하나요.​

“제가 전공한 신소재공학은 재료공학이에요. 새롭게 부상하는 재료를 주로 연구하는 학문이죠. 그중 제 전문 분야는 유기 전자재료입니다.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좀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유기재료 혹은 플라스틱 재료는 전기가 통하지 않죠. 그런데, 일부 유기재료는 전기적 특성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전기적 특성은 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 구조, 특히 분자의 적층구조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크게 영향을 받아요. 저는 이러한 유기분자의 적층구조를 제어하고 이를 통해 전기적 특성, 광학적 특성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현재 주 연구 분야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관련된 일입니다. 차세대 태양전지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시스템인데, 높은 단일셀 효율을 나타내는 있고 상용화에 아주 근접한 상황이에요. 저는 이 유-무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구조와 소자 특성과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장기 내구성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요.

​기존의 무기물 계열 태양전지와 차별점이라면 반투명 태양전지가 가능해서 유리창문 등 건물 일체형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빌딩일체형으로 개발이 되면 일반건물 외벽 및 창문에 태양전지가 장착되어 필요한 전력을 건물 자체에서 만들어내는 환경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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