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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➅“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광장 밝힌 500개 불빛

22일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추모집회 500여명 모여

  • 기사입력 2022.09.23 15:30

우먼타임스=박수연 기자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검은색 옷을 맞춰 입고 하얀 리본을 맨 참가자 500여 명은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연대 발언이 끝날 때마다 “사법부도 가해자다”, “가해자에 이입하는 경찰도 가해자다”, “여성폭력 지우는 여가부장관 규탄한다”고 외쳤다.

 22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개최된 신당역 여성노동자 살해 규탄 집회. (우먼타임스)
 22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개최된 신당역 여성노동자 살해 규탄 집회. (우먼타임스)

2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

여성‧노동‧시민단체들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 추모제’를 열고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과 관련해 여성 노동자의 안전과 재발 방지대책을 요구했다.

집회는 여성노동연대회의가 주관하고 민주노총‧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노동자회 등 90여개 단체가 주최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팻말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우먼타임스)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팻말을 들고 있는 집회 참가자. (우먼타임스)

집회에서는 예정된 5명의 발언자들과 현장에 참여한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처음 발언한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원은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했는데 교통공사사장은 여성의 야간 당직을 줄이겠다고 했다”며 “여성들은 불법촬영 당하고 스토킹도 모자라 반쪽 노동자까지 돼야 한다”고 규탄했다.

박지수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언론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언론은 이번 범죄를 보복범죄로 다루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피해자에게 범죄의 원인이 있는 것처럼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안하는 언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사무국장은 정치권과 사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황 사무국장은 “피해자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불의에 저항하며 문을 두드렸지만 제대로 응답하지 않은 것은 서울교통공사와 사법부, 정치였다”며 “그간 수많은 여성들의 외침에 응답하지 않았던 국가와 정치가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추모 집회서 발언하고 있는 참가자. (우먼타임스)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추모 집회서 발언하고 있는 참가자. (우먼타임스)

도지현 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스토킹 처벌법의 한계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피해자가 처음 신고했을 당시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두 번째 신고 때는 구속영장이 신청되지도 않았다”며 “피해자가 원치 않았다는 이유로 신변보호조치는 중단됐다”고 말했다.

스토킹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규정한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 불벌죄 조항에 대한 비판이었다.

도지현 활동가는 이를 스토킹 처벌법의 한계라고 규정하고 “스토킹 처벌법 보완하라는 대통령의 말이 임시방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의 연대발언에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은 한 유튜버에게 스토킹을 당해 얼마 전에 이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집 주소를 공개했던 이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떳떳하게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런 사회가 과연 선진국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연대 발언과 추모 공연이 모두 끝난 후 집회 참가자들은 보신각에서 출발해 을지로입구역, 시청역, 광화문역을 지나 다시 보신각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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