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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은행 점포 접근성, 편차 크다...강남‧서초보다 강북‧도봉이 더 걸어야

고령층 많은 서민 동네…지방세 납부 1, 2위 부촌보다 접근성 떨어져
점포 폐쇄는 서민동네 위주로 이뤄져...은행 공공성에 반해

  • 기사입력 2022.09.19 17:44
  • 최종수정 2022.09.19 17:47

은행의 디지털화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점포 폐쇄 문제는 고령층의 ‘금융 소외’ 우려를 낳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은 영업점을 방문하길 원한다. 서울의 자치구 중 고령 인구 비율이 높고 ‘서민 동네’로 인식되는 곳과 고령 인구 비율이 비교적 낮은 ‘부촌’의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영업점 접근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고령 인구 비율이 비교적 낮고 은행 접근성이 좋은 강남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고령 인구 비율이 비교적 낮고 은행 접근성이 좋은 강남구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서울특별시의 총 인구는 973만6027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60만416명으로 16.48%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고령층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북구였고 그 다음이 도봉구, 중구 순이다. 반대로 고령 인구 비율이 낮은 곳은 마포구, 강남구, 서초구다.

도봉구와 강북구는 서민 동네, 강남구와 서초구는 부촌으로 인식되는 곳이다. 은행 점포 폐쇄가 잇따르는 가운데 서민 동네와 부촌 거주자의 은행 접근성에는 차이가 있었다.

◇ 삼양동 주민센터에서 하나은행 영업점까지 30분 걸어야

서울 자치구 중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강북구는 총인구 30만2563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6만4333명으로 21.25%에 달한다.

강북구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인 삼양동(3만2538명) 주민센터를 기준으로 4대 은행 영업점 위치를 살펴봤다.

삼양동 주민센터에서 제일 가까운 KB국민은행은 미아역점으로 867m 거리였다. 도보로 약 13분 거리다. 우리은행도 미아역점이 가장 가까웠고 747m를 이동해야 했다. 신한은행은 1km 떨어진 미아동지점이 제일 가깝지만 15분 이상 걸어야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미아금융센터가 가까웠는데 거리로는 1.9km,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두 번째로 고령 인구가 많은 도봉구는 전체 인구 31만9373명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6만4160명으로 20.08%다. 인구가 가장 많은 행정동은 2만8843명의 창2동이다.

창2동 주민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은행 영업점을 찾아봤다. KB국민은행 강북종합금융센터로 786m 12분 거리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쌍문역지점으로 799m 13분을 걸어야 한다. 우리은행 수유동금융센터는 998m 16분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수유역금융센터로 창2동 주민센터에서 1.3km 20분 거리였다.

중구 역시 고령 인구 비율이 높다. 중구의 총인구는 13만1787명이고 고령 인구는 2만4392명으로 18.50%다.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은 1만6889명의 약수동이다.

약수동주민센터를 기준으로 KB국민은행 약수역종합금융센터 4분 283m, 신한은행 동국대학교지점 31분 1.7km, 하나은행 약수역지점 5분 349m, 우리은행 약수역지점 2분 112m로 나타났다.

◇ 대표적 부촌 강남, 서초구 은행 접근 수월해

고령 인구 비율이 낮은 서초구, 강남구, 마포구는 은행 찾기가 매우 수월했다.

서초구 고령 인구 비율은 14.58%다. 전체 인구 41만6167명 가운데 6만678명이 65세 이상이다. 가장 인구가 많은 곳은 3만4815명의 반포1동이다.

반포1동은 주민센터 기준 반경 1km 이내에 4대 은행 영업점이 모두 있었다. 신한금융 반포남금융센터 9분 520m, 하나은행 반포남지점 12분 639m, 우리은행 신반포금융센터 12분 717m, 국민은행 반포역점 13분 795m이다.

인구 53만7800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 14.54% 7만8226명의 강남구도 은행 접근성이 좋다. 3만6590명이 거주해 가장 거주 인구가 많은 역삼1동 주민센터 1km 이내에 4대 은행 영업점이 모두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우리은행 테헤란로금융센터로 8분 495m 거리였다. 하나은행 강남지점 9분 552m, 신한은행 강남대로지점 9분 559m, KB국민은행 역삼중앙 9분 570m 순이다.

마포구가 고령 인구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전체 인구 37만8686명 중 5만4582명 14.41%가 65세 이상이었다. 인구가 가장 많은 행정동은 3만9909명의 성산2동이다.

성산2동 역시 주민센터 반경 1km 이내에 4대 은행 영업점이 모두 있다. 신한은행 남가좌동지점 10분 584m, 하나은행 남가좌동지점 12분 622m, KB국민은행 모래내점 12분 709m, 우리은행 마포구청지점 14분 925m다.

강남구 서초구와 비교해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북구. (연합뉴스)
강남구 서초구와 비교해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강북구. (연합뉴스)

◇ 지방세 납부액 규모 따라 은행 가려면 더 걸어야 하나?

은행 점포 수를 봐도 강남구, 서초구가 가장 많고 강북구, 도봉구가 가장 적다. 크게는 10배 차이가 난다. 

지난해 말 기준 강북구와 도봉구의 지방세 납부액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인데 비해 강남구와 서초구는 1, 2위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디지털화와 점포 폐쇄 문제는 금융 공공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기준과 절차를 걸쳐 점포 폐쇄가 결정되는지 일반에 공개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포 폐쇄 문제는 폐쇄 이전 3개월 이전에 금융당국에 신고하면 된다”며 “점포 폐쇄가 이뤄지는 곳이 대부분 고령층 인구가 많은 이른바 서민 동네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점포 폐쇄의 가장 큰 이유로 효율화를 말하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효율화를 따지자면 젊은층이 많이 거주해 디지털 기기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많고 영업점 의존도가 낮은 강남 서초 등의 점포 폐쇄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점포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 인구가 많은 지역 위주로 점포 폐쇄가 이뤄진다는 점은 은행이 공공성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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