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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들이 거리로 나오는 이유는?

16일 전국금융산업노조 총파업 초읽기, 금융소비자 불편 겪을까?

  • 기사입력 2022.09.14 22:50

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금융사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의 점포 폐쇄에 따른 금융공공성 훼손과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률에 항의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당초 요구보다 한발 물러선 조건으로 사측에 협상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귀족 노조’ 등의 부정적 인식을 알고 있지만 금융공공성 확립과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오는 1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먼타임스)
오는 1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먼타임스)

◇ 16일 총파업 D-2. 벼랑 끝 대치 중

금융산업노조는 14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조는 지난달 19일 찬반 투표를 통해서 총파업을 결의했다. 무려 93.4% 찬성표가 쏟아졌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항의하기 위해 총파업을 한 이후 6년 만이다.

노조는 △임금 인상 △정년 65세 연장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폐지 △은행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 중단 △국책은행 지방 이전 반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협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총파업 결행을 2일 앞두고 최후통첩에 나섰다. 협상 재개를 위해 요구안도 일부 수정했다. 당초 제시했던 6.1%의 임금 인상률을 한국은행의 물가 상승률에 맞춰 5.2%로 낮췄다. 다만 저임금 직군의 경우 정규직 대비 임금이 80% 미만일 경우 10.4%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의 총파업과 관련해 일각에선 귀족 노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금융공공성 확립과 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파업임을 강조했다.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총파업은 금융의 공공성을 무시하고 이익 극대화만 추구하는 사용자들의 탐욕에 맞서 금융소비자와 금융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한 파업”이라며 “금융자본과 사용자들은 코로나 펜데믹 기간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에 열을 올려 750개 점포를 없애고 4000명의 인력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보로 지점에 다니던 고령층 고객들은 이제 버스를 타고 가서도 줄어든 직원들 때문에 한 시간씩 기다린다”면서 “점포 폐쇄와 인력 감축, 배당 확대는 과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수탈했던 수법으로 금융 노동자들은 줄어든 점포와 인력으로 강화된 노동 강도를 온몸으로 버텨내며 쓰러져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 노조, “파업 효과 없더라도 지금은 목소리 낼 때”

노조는 참여율이 저조해 총파업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사용자 측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39개 지부 총 10만 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모두 총파업에 참여하면 당장 은행 점포 업무 등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당시 저조했던 파업 참여율과 중요 지부인 농협, 우리은행의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총파업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박 위원장은 “지부마다 사정이 달라 파업 참여율을 현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지점의 경우 15일부터 시작되는 안심전환대출 업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로 큰 불편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파업이 효과를 얻기 위해선 실질적인 불편 등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는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금융공공성 무시와 금융노동자의 실질임금 저하,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선 파업 참여율을 떠나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파업 결행 시 금융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지만 이해를 부탁드린다”면서 “파업의 모든 책임은 불성실한 교섭 태도로 일관하며 교섭을 해태하고 마지막 교섭마저 거부한 금융 사용자 측에 있으며 파업에 따른 고객 피해의 책임 역시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 중인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우먼타임스)
발언 중인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우먼타임스)

◇ 협상 불발 시 2차 총파업도 계획 중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재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당초 대표단 교섭을 제안했던 노조는 일대일 대대표(노조위원장-금융사용자협의회장) 교섭을 요구하는 사측의 의견을 수용하고 협상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다.

노조는 사측이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16일 총파업에 나서 서울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총파업 시위를 벌이고 대통령 집무실까지 행진한다는 계획이다. 점포 폐쇄 등 금융공공성 훼손 등에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16일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이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9월 30일 제2차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신현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현재로서는 오는 30일 2차 총파업까지만 계획된 상황”이라며 “사측과의 협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총파업 결행 등의 계획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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