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국내 상장사 중 자산규모 2조원 미만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 보유 비율이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올해(이하 4월 1일 기준) 국내 상장사 2318곳(코넥스·스팩 제외)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2212개 기업의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전체의 7.5%로 작년 말 5.6%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8월부터 새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 자본시장법 제165조20항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0.9%로 작년 말 13.3%에 비해 7.6%포인트 늘었다.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172명 중 여성 비율도 68명으로 39.5%에 달했다.
반면 자산 2조원 미만은 올해 전체 사외이사 891명 중 63명만 여성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8%에 그쳤고, 작년 말 대비 증가폭도 0.8%포인트에 불과했다.
자산 2조원을 기준으로 여성 사외이사 보유율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172곳)의 경우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이 전년 말 85곳(49.4%)에서 올 4월엔 30곳(17.4%)으로 55곳(32.0%포인트 하락)이나 크게 감소했다.
반면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여성 사외이사가 1명도 없는 곳이 4월 기준 1872곳으로 무려 91.8%나 됐다. 전년 말 대비 감소폭도 17곳(1.5%포인트 하락)에 불과했다.
기업별로는 한국가스공사가 8명 사외이사 중 4명을 여성으로 임명해 여성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았다. 크래프톤은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여성이었고, 풀무원은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여성이었다.
이 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LG화학, 삼성전기, 에쓰오일, 엔씨소프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3개 법인은 여성 사외이사 수가 2명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0.9%로,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대부분이 코스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업종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4.0%)·유통(13.9%)·서비스(13.5%)·기타(12.1%)·화학(11.1%) 등의 순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음식료(9.9%)·디지털콘텐츠(9.3%)·지주(8.3%)·건설(7.5%) 등 순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높았다.
한편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9.1세로, 전년 말 59.9세보다 0.8세 감소했다. 성별 평균 연령은 남성(4291명)이 59.5세, 여성(350명)이 53.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