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IBK기업은행이 은행권 ‘금녀’의 벽을 허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정부의 양성 평등 고용 기조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열풍으로 여성의 경영 참여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월 윤종원 행장 취임 이후 대규모 여성 직원 승진과 이후 임원 임명 등을 통해 여성 임원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 여성 인력 승진 확대한 기업은행
은행은 보수적인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전체 은행권 임직원 중 여성 직원의 수가 절반에 육박하지만 경영 의사 결정을 하는 임원진은 대부분 남성으로 이뤄져 있다. 흔히 말하는 ‘유리천장’이 그 어느 곳보다 두꺼운 곳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사 이사회 여성 이사 비율은 4.1%다. 이 중 국내 13개 은행의 경우 사외이사(62명), 사내이사(37명)를 통틀어 임원은 3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사내이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정책 관료 출신이다. 여성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그는 취임 첫 번째 인사에서 180명의 여성 직원을 승진시키는 파격 인사로 이목을 끌었다.
이는 단순한 여성 인력의 승진이 아니었다. 지난해 취임 당일 윤 행장은 성과와 역량에 따른 공정한 인사를 약속했다. 지난해 기업은행의 상반기 인사는 성과와 역량에 기반해 이뤄진 것이었다.
윤 행장과 기업은행은 공정한 심사를 통해 기회가 제한적이던 여성 인력을 승진 기회를 확대해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고 ‘혁신경영’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이해 하반기에도 동일한 원칙으로 여성 인력 승진을 확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 우수 여성 인재 육성 계획 ‘순풍’
기업은행의 여성 인력 승진 확대는 올해 들어 구체적인 형태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23명의 여성 지점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또 김은희 부행장을 선임해 임찬희 부행장과 함께 역대 최초 복수 여성 부행장을 보임하게 됐다.
올해 하반기 인사는 이전 인사보다 더욱 진일보했다. 총 24명의 여성 지점장 승진을 단행해 상반기 기록한 역대 최대 여성 지점장 승진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김운영, 오상진 2명의 여성 본부장을 선임하며 역대 최초의 복수 여성 본부장이 탄생했다.
적극적인 여성 인재 육성 정책으로 현재 기업은행의 여성 관리자 비율 30.5%를 달성했다. 이같은 수치는 타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준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근소하게 부족한 것이다. 기업은행은 오는 2023년까지 여성 관리자 비율을 OECD 평균인 33.2%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 취임 이후 우수 여성 인력을 상위직급에 적극 선임하고 여성 승진 규모를 지속 확대했다”라며 “이는 향후 여성 간부 후보자 기반을 강화하고 성별 형평성의 구조적 개선을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행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조직개편으로 혁신경영을 추진 중인 기업은행은 올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82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3% 증가한 수치로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