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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왜 여성해방은 더 나아가지 못할까

  • 기사입력 2021.11.15 15:22
  • 최종수정 2021.11.15 21:57

우먼타임스 = 이사라 기자

현대 여성들은 직장에서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집에 와서는 가사 노동과 육아에 시달리고, 일과 가사를 잘해내면서도 외모에 대한 압박까지 받는 등 고되고 힘들게 살아간다. 

오늘날 여성이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드러내며 평등을 이루지 못한 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한 책이 발간됐다. 

‘멈춰 선 여성해방’ 린지 저먼 지음, 이장원 옮김 [사진=책갈피]
‘멈춰 선 여성해방’ 린지 저먼 지음, 이장원 옮김 [사진=책갈피]

린지 저먼의 신간 ‘멈춰 선 여성해방 : 150년간 여성과 남성의 삶에 일어난 변화와 여전한 차별’은 지난 수십 년간 여성의 지위가 급격히 향상됐으나 완전한 평등을 이루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 과정을 검토하며 여성해방을 이루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남긴 성과와 한계를 살피고, 진정한 여성해방을 달성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2020년 우리나라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69.6%에 불과하다. 비정규직 비율도 여성이 더 높고 시간제 노동자도 여성이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우울증과 자살 시도도 젊은 여성들에게서 가장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해서 여성의 처지가 옛날과 똑같지는 않다. 과거와 달리 여성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비교적 당당하게 표현하며, 결혼과 출산을 자신의 삶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길 중 하나로 생각한다. 남자들만 하는 일로 여겨졌던 트럭 운전사, 용접공, 산악인 같은 직업을 택할 수도 있고, 일부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 올라서기도 한다.

이처럼 여성의 삶에는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결과로 여성해방의 가능성이 열리기도 했지만 왜 여성해방은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일까.

책은 여성의 삶에 일어난 변화와 여전한 여성 차별을 더 광범한 사회 변화와 연관 지어 설명한다. 양차 세계대전, 전후 호황기의 복지 확대와 뒤이은 신자유주의적 긴축 같은 굵직한 사회 변화는 여성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여성은 집 밖에서 노동자로 일하게 되면서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자유를 누리게 됐고,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도 크게 달라졌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은 일과 가사의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 특히 경제 불황과 복지 축소로 인해 대다수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개별 가정에 지워진 가사와 육아, 노인·장애인 돌봄의 부담을 감내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책은 이런 일련의 변화 과정이 여성과 남성의 삶에 미친 영향을 섹슈얼리티, 가족의 재편, 노동시장 내에서의 지위와 구실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살펴본다.

특히 1960년대 후반부터 벌어져 급진 페미니즘의 형성에 밑거름을 제공한 여성해방운동의 경험을 깊이 다루며 성과와 한계를 다뤘다. 

저자 린지 저먼은 영국의 사회주의자로, 2000년대 초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이 시작할 때부터 전쟁저지연합의 사무총장을 맡아 2003년 반전 시위를 이끈 인물이다. 

2004년과 2008년에는 급진 좌파 연합체의 런던 시장 후보로 출마했으며,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오랜 당원을 지냈다. 20년 동안 혁명적 좌파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의 편집자였고, 지금도 전쟁저지연합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영국의 ‘가디언’과 여러 좌파 매체를 통해 활발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해방·계급·개혁주의에 관해 많은 글과 책을 썼으며, 한국에 번역된 저서로는 ‘계급이란 무엇인가?’(2021), ‘여성과 마르크스주의’(2007), ‘야만의 주식회사 G8을 말하다’(공저, 200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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