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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여성부’ 없애고 ‘권선징악부’ 부활...절망하는 아프간 여성들

여성 폭행하던 종교경찰 관할 부서
남녀 분리 수업, 히잡 의무 착용 방침도 발표

  • 기사입력 2021.09.14 19:54

우먼타임스 = 박성현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는 ’여성부‘가 사라지고 그 반대 역할을 하는 ’권선징악부‘가 부활했다.

외신들은 20년 만에 정권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 단체 탈레반이 과거 집권기 인권 탄압으로 악명 높았던 ‘권선징악부(Ministry of Vice and Virtue)’를 부활시켰다고 12일 보도했다.

권선징악부는 1996~2001년 탈레반 첫 집권기 때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아프간 여성을 가혹하게 탄압했던 종교경찰을 관장하는 부서다. 종교경찰은 부르카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남성 보호자 없이 혼자서 거리에 나온 여성에게 ‘국가 통치 이념인 이슬람 율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탈레반 전사들의 폭력을 합법적으로 용인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으로 임명된 압둘 바키 하카니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모든 학교에서 남녀 학생을 분리해 수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에 대한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과목들은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표한 교육 정책에 따르면 초중고 대학의 여학생은 의무적으로 히잡을 써야 한다. 여학생은 여성 전용 교실에서, 여성 교사에게 수업받아야 한다. 여교사가 없다면 남성 교사가 대면수업은 할 수 없고 커튼으로 교사와 학생을 분리하거나 비대면 영상 수업 등의 방식으로 수업을 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3일 수도 카불에서 여성의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3일 수도 카불에서 여성의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2001년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퇴출시킨 후 20년간 아프간에서 여성 교육은 크게 향상됐다. 여자 초등학생 수는 0명에서 250만 명으로 늘어났고 문해율도 30%로 올라갔다. 아프간 전역의 대학에서는 남녀공학이 이뤄졌다.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복장 규정도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다. 아프간 여성들의 절망은 커져가고 여성 인권을 주장하는 시위도 탄압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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