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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맞선 아프간 여성들 “여성의 권리를 지켜달라”

  • 기사입력 2021.09.03 17:57

우먼타임스 = 김성은 기자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 일할 기회, 그리고 안정을 보장하라”
지난 2일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시에서 수십명 여성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십 명의 아프간 여성들이 2일 탈레반을 상대로 시위를 했다. [사진=톨로뉴스 트위터]
수십 명의 아프간 여성들이 2일 탈레반을 상대로 시위를 했다. [사진=톨로뉴스 트위터]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은 곧 새 정부 체제를 발표한다. 하지만 여기에 여성은 배제될 전망이다. 

APF 등 외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정부 내각 구성과 관련해 여성 장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 여성이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약 50명의 아프간 여성들은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와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탈레반을 상대로 새 정부에 여성을 끼워달라고 주장했다.  

“새 정부에 여성도 참여시켜 달라. 지난 20년간의 진전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외치며 헤라트 주지사의 집무실로 행진해 탈레반 조직원들과 대치했다. 

현수막에는 ‘여성의 지원 없이 어떤 정부도 안정적이지 못하다’라고 썼다. 탈레반 측은 시위대를 향해 집으로 복귀하라 명령했으나 여성들은 거리에 남아 시위를 이어갔다.

탈레반은 아프간 장악 이후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약속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탈레반 조직원들이 경찰 고위직을 지낸 여성을 집단으로 구타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아프간 내무부 범죄수사 차장을 지낸 굴라프로즈 에브테카르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으로부터 구타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방송 출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극단주의를 비판하고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아프간 여성 최초로 경찰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그는 “탈레반이 내게 경찰에서 일해서 안 되고, 여성의 인권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며 “그들은 여성이 일하거나 공직에 참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간부를 최초로 인터뷰한 아프가니스탄 톨로뉴스 여성 앵커 베헤슈타 아르간드(23)는 아프간을 탈출했다. 

아르간드는 “여성 직원에게는 모두 히잡을 쓰게 하고, 여성 앵커들을 일하지 못하게 했다. 또 모든 언론사가 자신들의 통치에 대한 보도를 중단하게 했다”고 말하며 “탈레반은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제발 아프간 여성을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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