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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도와주세요”…난민 수용 ‘뜨거운 감자’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 아프간인 인권 위해 SNS 계정 개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 가족들, 가족 구출 촉구 시위
미국 정부, 해외 미군 기지에 피란만 수용 방안 검토
정치권‧여론, 난민 수용 관련해 찬반 논란…유럽, 난민 수용 난색

  • 기사입력 2021.08.24 18:49

우먼타임스 = 이사라 기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점령당한 아프가니스탄(아프간) 문제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권을 장악한 뒤 서방의 조력자 사면령 선포와 여성 인권 존중 약속과 달리 탈레반에 대항한 아프간 지방 경찰청장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부르카 없이 외출한 여성을 총살하는 등 폭정과 인권 유린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자 아프간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아프간 난민들의 처한 상황을 알리는 소셜미디어를 개설했다. 국내에서도 재한 아프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이 자신들의 가족을 살려달라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안젤리나 졸리 인스타그램]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도와줄 것을 호소했다. [사진=안젤리나 졸리 인스타그램]

유엔난민기구(UNHCR) 특사인 안젤리나 졸리는 아프간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탈레반 점령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아프간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졸리는 “현재 아프간인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소통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들의 이야기와 인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전 세계 사람들의 목소리를 공유하려 한다”고 밝히며 아프간에 사는 10대 소녀로부터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이 소녀는 “우리는 각자의 권리를 갖고 있었고 이를 자유롭게 옹호할 수 있었으나 탈레반이 오면서 모든 꿈은 사라졌다”며 “우리는 자유를 잃었고 다시 감옥에 갇혔다”고 말했다. 

졸리는 “9·11 테러 발생 2주 전 아프간 국경을 방문했을 당시 탈레반에서 도망쳐 나온 아프간 난민들을 만났고 20년이 흘렀으나 또 다시 공포와 불확실성으로 인해 그들이 실향민이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또 “수십 년간 많은 아프간 난민들이 짐처럼 취급되는 것을 지켜보기 괴롭다. 헌신적인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외면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움이 될 방법을 찾겠다”며 “당신도 나와 함께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이 23일 서울시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재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이 23일 서울시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아프가니스탄 한국 협력자들의 구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연합뉴스]

재한 아프간 한국 협력자 가족들은 23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한국정부와 기업에 종사한 모든 아프간 협력자 구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미군 군사기지를 건설하던 한국 기업에 종사했거나, 한국 NGO에 협력한 본인이자 그 가족”이라며 “한국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할 위기에 처한 가족들을 살려 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이어 “모든 나라가 자국에 협력한 아프간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한국 정부도 모든 협력자를 구출해주길 요청한다”며 “이제 돌아갈 나라가 없어진 재한 아프간 국민들의 난민 신청도 너그러이 받아준다면 한국 사회에 보답하는 아름다운 협력자가 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난민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는 고민에 빠졌다. 국내에서는 이들을 수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 등 해외 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와 관련한 문제가 논의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그동안 정부가 20여 년간 상당한 금액의 원조도 하고, 종합병원이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 참여하거나 도움을 준 아프간인이 상당수 있다”며 “이분들 중 한국 이주를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이 안전하게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부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23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신중히 검토돼야 할 사안”이라며 “국민적인 수용성을 고려해 종합적 판단을 해야 하는, 대단히 복잡하고 신중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22일 이 같은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협의한 적 없고 현실적이지 않다”며 “주한미군기지에 난민을 할당하는 문제는 별론이고 우리 정부가 함께 일했던 아프간인, 동료는 별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서 “정부는 아프간 사태의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방위체제를 서둘러 점검해야 하며,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간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적어도 국내 체류 중인 아프간 국민을 불법체류자로 본국에 추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 대한민국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난민을 받아들이는 아프가니스탄 주변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비롯해 유엔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최소한 임산부가 있는 가족, 아동과 그 가족만이라도 받아들임으로써 국제사회가 연대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민진 정의당 의원 역시 “정부는 국내 거주 아프간인 체류 보장을 선언하고 난민 인정을 서둘러야 한다”며 “‘우리 민족’ 역시 난민이었다. 한국전쟁 등 역사의 아픔을 겪으며 수많은 한국인들이 피란길에 올랐고, 난민을 받아주었던 나라들이 있었기에 생존을 모색할 수 있었다. 난민 포용은 국제사회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도 찬반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하지만 반대하는 여론이 더욱 크다. 

반대 여론은 “지금도 제주도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문제가 음지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슬람인은 이슬람국가에서 수용해야 한다. 그들은 너무 과격하다” “다른 나라에 살려고 왔으면 정착하려는 나라의 국민처럼 살아야 하는데 문화며 관습이며 의식주 까지 자신들의 것만 주장하니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종교내전이 없는 국가의 난민들이었어도 과연 국민들 반발이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을 보면 자신들의 악습만 고집하고 사회에 동화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일부 찬성 여론은 “갈 곳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다. 보듬어 줘야한다” “한국도 과거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통치와 탄압을 피해 만주와 연해주 등지로 대거 피난해간 사람들이 많다. 난민을 도와줘야 한다” “어렵고 힘들 때 서로 도와야 한다. 사람일은 모른다. 성숙한 나라임을 보일 때다”등의 의견이다. 

일부 유럽 국가는 아프간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프간 난민을 러시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수용하는 것을 반대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 난민들을 미국이나 다른 국가의 비자를 받을 때까지 중앙아 국가들에 임시 수용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다. 우리의 이웃인 중앙아 국가들에 비자 없이 난민들을 들여보내고 자국으로는 데려가지 않겠다는 것은 모욕적인 문제 해결 태도”라고 비판하며, “난민으로 위장한 무장 세력이 중앙아시아나 러시아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스트리아도 난민 수용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나의 재임 기간 중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자국 방송 채널인 플러스24와의 인터뷰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설치된 장벽. [사진=연합뉴스/로이터]
터키와의 국경을 따라 설치된 장벽. [사진=연합뉴스/로이터]

그리스는 이주민·난민 유입을 막고자 터키와의 국경에 40㎞ 길이의 장벽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다. 그리스는 이탈리아·스페인 등과 더불어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난민이 거쳐 가는 관문으로 통한다.

BBC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의 통화에서 아프간 이주민·난민의 급격한 증가를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정부는 일찌감치 이주민·난민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했으며, 불법적으로 자국 영토에 들어온 아프간인들은 즉시 되돌려 보낸다는 방침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코스타리카, 칠레 등은 난민 수용 의사를 밝혔다. 

한편 주한미군은 아직 아프간 출국인들에게 임시숙소나 다른 지원을 제공하라는 관련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리 피터스 주한미군 대변인은 “만약 지시가 내려지면 미 국무부와 국방부, 한국 정부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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