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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관뒀다”…돌봄 때문에 일 관둔 엄마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성들 비중 높은 서비스업 타격
타격 입은 업종이 여성 고용 쇼크 일으켜
아이 키우는 기혼 여성들은 업종 상관없이 관둬

  • 기사입력 2021.04.22 16:28
  • 최종수정 2021.04.26 18:30

우먼타임스 = 김소윤 기자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입었다. 고용시장을 자세히 분석해보니, 남성보다 여성에게 고용한파가 더욱 심했다. 특히 초등학생 아이들을 둔 기혼 여성은 업종 타격과 관계없이 일을 관두기도 했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1차 확산이 있던 지난해 3월, 25세부터 54세까지 노동인구 중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4만 명 넘게 감소했다.

남성 취업자 수는 32만7,000명 감소했는데, 이에 비하면 여성이 1.7배 정도 더 많이 줄어든 셈이다.

여성들이 일자리를 더 많이 잃은 원인으로는 일부 업종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서비스업에 해당하는 숙박업,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이 얼어붙었다.

구직 게시판을 보는 여성. [연합뉴스]
구직 게시판을 보는 여성. [연합뉴스]

이들 업종에서는 여성들이 일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지난해 1월 여성 취업자의 38% 정도가 교육, 음식업, 숙박업, 보건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13%에 그쳤다.

기혼 여성들의 일자리 감소도 눈에 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지난해 3월 기준으로 기혼 여성이 한 달 안에 실업자가 될 확률은 1.39%로 남성의 0.75%보다 높았다.

또 경제 활동을 중단할 확률도 여성이 5.09%로 남성의 3배에 달했다. 기혼 여성들은 업종과 상관없이 다른 이유로 일을 관두게 되는 사례도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가 돌봄 노동을 가중시켜 일을 관두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DI에 따르면 결혼한 여성 가운데서도 39세부터 44세 사이의 여성들이 일을 그만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연령대의 경우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많다.

코로나19로 등교를 하지 않게 된 아이들이 집에 있어야 되는 시간이 늘자 돌봄 부담이 여성에게만 가중된 것이다. 결국 돌봄을 떠안게 된 여성이 일을 포기하게 됐고 일과 가정의 양립 문제가 더욱 불거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달 코로나19로 나타난 여성 고용 쇼크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78만 개의 여성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돌봄 국가자격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가사근로자 고용 법을 제정하는 등 여성이 주로 일하는 분야의 근로여건 개선작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4일 여성가족부와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가 발표한 ‘코로나19 여성 고용위기 회복 대책’의 주요 내용은 공공·민간 여성일자리 확대, 노동시장 복귀 위한 취·창업 지원 강화, 돌봄·고용유지 지원 등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시급한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 과제의 성별업종분리 해소, 여성 다수 일자리의 근로여건 개선 등 근본적 여성일자리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공공·민간부문에서의 여성 일자리를 확대하고 돌봄, 교육, 디지털 등 서비스 확대가 예상되는 분야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학교가 폐쇄되면서 돌봄이 가중된 기혼 여성들이 업종 타격과 관계 없이 일을 관뒀다.
코로나19로 학교가 폐쇄되면서 돌봄이 가중된 기혼 여성들이 업종 타격과 관계 없이 일을 관뒀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7만7000명을 추가 지원해 올해 공공·민간 여성일자리 78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돌봄이나 디지털, 방역 등 수요가 늘어나는 분야를 기반으로 5만7000개 일자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는 기업에게 1만8000명 규모의 특별고용촉진장려금을 지급한다. 새일여성인턴 확대, R&D 여성연구원 인건비 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 20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휴원이나 휴교로 돌봄 부담이 늘어난 여성들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1인당 1만 원까지 한시 지원했던 가족돌봄비용 긴급지원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1:1 돌봄을 지원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아이돌보미 인원도 3000명 더 늘린다. 

아울러 일자리를 잃은 여성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맞춤형 취업·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신기술·숙련분야 직업훈련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30대 여성 A씨는 “정부가 돌봄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복잡하고 지자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아이 때문에 일을 관두는 여성이 많은 현실이 바뀌지 않는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이 빨리 자리 잡고 잘 알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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