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김소윤 기자
지적장애 여성들이 성 착취 범행의 대상이 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적장애인들은 인지 능력의 문제로 성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상대방이 속인다는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고 꾐에 쉽게 넘어간다. 신고 자체도 드물고, 신고가 되어도 수사당국에서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아 가해자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장애인인권 관련 시민단체나 법조계에서는 장애인의 성범죄에 대해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의 감수성이 차별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들에 대한 적극적 성교육도 예방 대책으로 꼽히고 있다.
의정부지법은 19일 성매매 유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면서 대가로 받은 450~500만 원을 추징했다.
이들이 포함된 일당은 10~20대 지적장애 여성 2명, 10대 여성 1명 등 여성 3명을 유인해 집창촌에 넘겼다. 이 일당은 20~30대들이었는데 여성들에게 교제를 빌미로 접근했다.
법원에 따르면 이 범행을 지휘한 C씨는 2019년 4월 A씨와 B씨를 포함한 전남 목포지역 후배들에게 경기 파주지역 집창촌 ‘용주골’ 포주들을 소개했다.
C씨는 그러면서 성매매에 종사할 여성을 유인해 오면 1인당 200만 원을 받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빚이 많은 여성의 환심을 사 여자 친구로 만든 뒤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주겠다며 속여 데리고 오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했다.
A씨와 B씨는 같은 해 6월 목포에서 일당 중 한 명이 사귀던 지적장애 여성 18살 D양에게 “현재 일하는 편의점보다 돈을 훨씬 많이 주는 곳이 있다”며 용주골로 데려가 성매매를 하게 했다. 이들은 한 달 뒤 A씨가 사귄 지적장애 여성 23살 E씨도 집창촌에 넘겼고, 평소 알던 19살 F양도 돈을 미끼로 집창촌에 데려갔다.
이들은 선불금 수백 만 원도 사귈 것처럼 속여 챙기고, 집창촌을 빠져나온 B씨와 E씨를 다시 찾아내 환심을 산 뒤 전남 곡성 소재 다방에서 일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120만 원을 또 가로챘다.
장애인을 표적으로 한 범죄는 오프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초 지적 장애 여성에게 옷을 벗게 하고 강제로 방송을 시킨 혐의로 인터넷방송인 '땡초'가 구속됐다.
보건복지부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발간한 ‘2019 전국 장애인 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 발생한 장애인 대상 성 학대 119건 중 78%(93건)가 지적장애인이 피해자였다. 당시 장애인 학대 신고 1,923건 중 피해자 본인이 신고한 비율은 8.4%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