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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문제가 있다?…편견을 뒤집는 연구 나왔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가 오히려 주의집중력 더 높아
부모한테 학대 받을 가능성도 줄어
보호자의 양육 태도도 더 좋아

  • 기사입력 2021.04.13 17:41

우먼타임스 = 김소윤 기자 

#결혼을 앞두고 남자친구 부모를 만난 A씨는 “부모님은 두 분 다 계시느냐”는 말에 머뭇거렸다. A씨는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밑에서 자란 한 부모 가정 자녀다. A씨는 “사회 통념상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왠지 모르게 눈치를 보게 되고, 결혼하는 데 걸림돌이 될 거 같은 생각도 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 받아 남자 아이를 출산한 사유리는 최근 한 육아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사유리의 출연을 막아 달라. 비혼 출산을 부추기게 될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사유리는 “싱글맘은 불편할 수는 있지만 불쌍하거나 창피한 사람이 아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 창피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본인의 SNS를 통해 밝혔다.

비혼모 사유리와 아들. [사유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비혼모 사유리와 아들. [사유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이들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례들이다. 그간 사회 통념적으로 한 부모 아래 자란 아이가 발달이 뒤처질 것이라는 등의 편견이 있었다. 최근 이러한 편견을 뒤집는 관찰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동의 주의집중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김인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13일 발간한 ‘KDI 정책포럼’의 ‘양부모 가족에서 한부모 가족으로의 가족 유형 변화와 아동의 발달’에서 한부모와 양부모 가족의 자녀는 발달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는 초등학교 4학년인 한부모 가족 아동(53명)과 양부모 가족 아동(203명)을 고등학교 1학년까지 관찰한 결과다.

가족이 화목하지 않다면 아이에게 꼭 부모 모두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다. 김 연구위원은 미혼·사별·이혼·조손가구 등 한부모와 아빠·엄마가 모두 있는 양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을 약 7년간 추적 관찰했고, 소득·부모 학력 등 다른 환경은 유사한 한부모와 양부모 가정을 찾아 서로 비교했다.

발달 변화는 총 9가지 항목(건강·학습습관·정서 문제·자아존중감·삶의 만족도·또래 애착·학교 적응·공동체 의식·다문화 수용)을 동일한 문답으로 설문 조사했다.  그 결과 발달 9가지 항목 중 7가지(건강·자아존중감·삶의 만족도·또래 애착·학교 적응·공동체 의식·다문화 수용)에서 두 유형의 가족 자녀에게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주목되는 점은, 정서 문제 항목 중에서 주의집중이 한 부모 가정 아이가 양부모 가정 아이의 평균보다 14.4% 더 높았다는 것이다. 부부싸움이 없는 가정이 아이의 주의집중력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양부모에서 한 부모로 바뀐 아동의 경우 비슷한 환경의 다른 양부모 아동보다 보호자 학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8.8%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전국민의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도 양부모 가정에서 발생했다.

보호자 양육 태도도 양부모일 때보다 한 부모일 때 더 긍정적으로 변화됐다. 조사 대상이었던 한 부모 가족은 “나부터 변해야 해서 TV의 케이블 방송을 끊고, 정규방송만 나오게 했다”며 “아이의 공부환경을 위해 나도 인터넷, TV 시청을 거의 줄였다”고 말했다.

다만, 학습습관에서 학업 시간 관리 역량이 한 부모 가정 아이가 비슷한 환경의 양부모 가정 아이 평균보다 약 8.5% 낮게 나왔다. 한 부모가 짊어지는 가사부담이 아이들의 학습관리를 어렵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한 부모에게 주어지는 과도한 가사부담이 부모 역할을 수행하는 데 시간적인 어려움을 줄 수 있다며 한 부모 가정을 위한 가사 지원 서비스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이혼을 한 30대 여성 A씨는 “최근엔 ‘아이가 있으니 이혼을 하면 안 된다’는 말보다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전에 이혼을 해야 한다’는 식의 말에 많은 부부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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