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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만큼 빛난 통역사, 해외가 주목

- 샤론 최, 센스 넘치는 통역 실력으로 해외 언론이 감탄
- 봉 감독 "나의 아바타"…예비 '영화인'으로도 주목

  • 기사입력 2020.02.17 10:21
  • 최종수정 2020.02.20 11:24
샤론 최와 봉준호 감독 (사진=Next Shark)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차지하며 주목받을 때, 그의 옆에 서 있었으나 결코 그림자로만 머물지 않았던 한 여성이 있다. 오스카 시상식 전부터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기막히게 수행하며 ‘언어의 아바타’로 불리운 통역사 ‘샤론 최(본명 최성재)’가 그 주인공이다.

샤론 최는 지난해 5월 칸 시상식에서부터 봉 감독의 통역을 맡아왔다. 사실 그는 전문 통역사는 아니다. 지금껏 동시 통역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해 25세인 샤론 최는 미국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단편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영화인이다.

봉 감독의 통역을 맡기 전 샤론 최는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의 미국 행사에서 통역을 맡은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이 감독의 시적 비유와 긴 호흡의 발언을 막힘없이 통역하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이어 봉 감독의 통역을 맡은 샤론 최는 봉 감독과 각종 시상식, TV쇼에 함께 등장하며 본인의 능력을 뽐냈다. 메모도 거의 하지 않고 즉석에서 봉 감독의  농담까지도 뉘앙스를 살려 구어체로 깔끔하게 통역했다. 인터뷰 도중 사회자가 최씨의 통역 실력에 감탄하자 봉 감독은 “거의 내 아바타”라고 말할 정도였다.

봉 감독이 지난달 5일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할 당시 “자막, 그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발언했을 때도 최씨의 센스있는 통역이 주목받았다. “Once you overcome the one-inch tall barrier of subtitles, you will be introduced to so many more amazing flims”라는 최씨의 통역은 해외 영화팬들에 의해 크게 회자되며 화제가 됐다. 

유튜브에는 그의 통역 장면을 담은 영상 여러개가 1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씨의 통역 실력에 외국 언론과 영화인들도 자연스럽게 최씨를 주목했다.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최씨를 두고 "오스카 시즌의 MVP" 라며 "다음에는 그가 자신의 영화로 오스카 시상식에 참석하길 바란다"며 찬사를 보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던 제35회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에서는 봉 감독의 긴 연설을 일일이 적은 뒤 통역한 최씨의 모습에 한 영화인이 “샤론 최의 노트를 꼭 갖고 싶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CNN은 봉 감독이 수상 소감에서 “내일 아침까지 술을 마실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 것을 전하며 “매우 열심히 일한 통역사 최씨도 한 잔 걸치기 바란다”고 덧붙일 정도였고, 인디펜던트지는 "번역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만, 그보다도 더 힘든 일은 통역인데, 나는 얼마나 샤론 최가 대단한 통역사인지 더 이상 강조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한 한 시청자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최씨가 영화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는 배우들까지 나서 최씨를 향한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부탁 하나만 들어줘’ 등에 출연한 배우 헨리 골딩이 ”올여름 시간이 빈다”라며 최씨의 차기작에 출연하겠다고 하자, 미국 드라마 ‘뉴스룸’의 올리비아 문 역시 ”나도 그렇다!”고 받아쳤다.

최씨는 장편 영화의 각본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 역시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씨는 지금 장편 영화의 각본을쓰고 있다. 그가 쓰고 있는 각본의 내용이 궁금하다”라며 최씨에게 각별한 기대감을 표했다.

샤론 최는 어린 시절 미국에서 살았지만 학교는 한국에서 다녔다. 한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다가 국내 외국어고등학교 국제반에 들어간 뒤 미국 유학을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샤론 최가 어릴 적 다닌 대치동의 영어학원이 학부모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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