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더 인식은 개선돼도 '전통적 역할' 기대
- 경제적 불안, 정책 부재가 원인

(사진=pixabay)


[우먼타임스 임기현 기자] 성평등의 점진적인 실현이 이뤄지고 있는 듯하지만 겉모습 속에 숨어있는 함정을 직시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젊은 남성들이 동일임금이나 성차별적 용어 사용 지양 등의 젠더 이슈에 있어서는 표면적으로는 동조하는 경향이 있으나, 가정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젠더 역할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브리트니 더버거 연구원은 최근 연구 결과 "남성들이 가사노동 등의 젠더 이슈에 있어 더 개방적이었지만, 여전히 남성이 전업으로 일하고 여성이 임금노동을 하지 않는 가정 형태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미국 사회에서 지난 수십년 간 이뤄져온 설문 조사들를 기초로 이뤄졌다.

더버거는 캐나다 언론 CTVNews와의 인터뷰에서 “사전 연구와 최근의 담론에서 젊은 사람들이 더 진보적이고 더 페미니스트적이며, 더 개방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진정 놀라운 것은, 그들이 가장 원하는 가정의 형태가 여전히 남편이 주요 소득자이고 아내가 전업주부로서 가정에 남는 것이라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젠더 역할에 대한 견해에는 남성과 여성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도 드러났다. 달리 말하면, 젠더에 따른 ‘기대되는 역할’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견해에는 큰 이견이 없을 만큼 사회적 담론이 발전했으나, 여전히 가정 내에서는 남성들이 성차별적인 젠더 역할을 여성에게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버거는 남성들이 그 이유로 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남성이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여성을 재정적인 수입의 충족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한편으로는 직장에서의 여성에 대한 융통성 없는 근무 환경과 유급 육아휴직과 같은 정책의 부재로 사고의 변화가 실질적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더버거는 “남성들의 이러한 생각도 물론 중요하지만, 청소를 하는 것과 같은 가사노동이 ‘여성적’인 것이라는 묵은 생각을 없애는 것도 그에 버금갈 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평등을 진척시키기 위한 다음 단계는 남성에게도 그러한 책임을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우먼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