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최지원 기자] 세계은행은 2010년부터 190개국을 대상으로 성평등 법률 점수를 매긴다. 각 국가가 가진 성평등 법들을 분석해 2년 간격으로 '여성, 일, 그리고 법 (Women, Business and the Law, 이하 WBL)'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WBL 지수는 여성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이 있는지에 따라 점수가 주어진다. 여기에는 사회적 유동성, 직장 환경, 임금, 결혼, 육아, 사업, 연금, 자산 등 총 8개의 분야가 포함된다. 사회적 유동성이란 여성이 원하는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따라서 더 많은 여성이 더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만큼 높은 점수를 받는다.
지난 1월 발표된 WBL 2020에 따르면 2019년 세계 평균 성평등 법률 점수는 75.2점이다. 2017년 73.9점에 비해 1.3점이 올랐다.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스웨덴 등 총 8개 국가가 만점을 받았다. 이 8개 국가는 여성과 남성이 같은 법과 조건 아래에서 근무할 수 있다고 평가받았다.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어떠한 성차별이나 성희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도 갖고 있다.
한국은 총점 평균 85점으로 190개 국가 중 58등을 기록했다. 미국은 91.3점으로 38등, 일본은 81.9점으로 76등이다.
8개 분야별 세계 평균 점수는 육아 분야가 53.9점으로 가장 낮고, 임금이 66.1점으로 그 뒤를 따랐다. 가장 높은 것은 사회적 유동성으로 87.2점이다. 다시 말해, 육아 관련 법안에 가장 개정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국가들이 육아 분야 법률을 가장 많이 개정하고 있다. 캐나다도 최근 육아휴직 관련 법안을 개정하면서 만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은 사회적 유동성과 직장환경, 결혼, 자산, 연금 총 5개 분야에서 100점, 육아 80점, 사업 75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임금 분야에서 25점을 받았다. 심각한 남녀 간 임금 불균형에서 총점이 많이 깎였다고 볼 수 있다. 한국과 같이 임금에서 25점을 받은 국가로는 인도, 사우디 아라비아, 스리랑카 등이 있다. 임금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선진국은 거의 없다.
WBL2020에 따르면 여성은 아직도 남성이 갖는 권리의 3/4밖에 갖지 못한다. 보고서는 성평등 법과 규제를 개혁하는 것이야말로 성평등의 가장 기본적인 첫 걸음임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