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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트랜스젠더 ‘부당해고’ 논란

-양모씨 “성전환 수술 후 해고당해”...회사에 사과와 배상 요구
-중국에서도 자신의 목소리 내는 성소수자 많아져

  • 기사입력 2019.12.27 18:01
  • 최종수정 2020.02.18 14:18
트랜스젠더 양모씨가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분홍·파랑·흰색의 삼색 깃발을 들고 서 있다. (사진=AFP)

[우먼타임스 박종호 기자] 올해 초 중국의 트랜스젠더 여성인 양모씨가 성전환 수술을 마친 직후 직장에서 해고되는 사건이 있었다. 어쩌면 성소수자들에게는 흔한 일이다.
 
양모씨의 해고 이유는 잦은 지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성전환 수술 때문에 해고됐다고 판단하고 전 상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의 성소수자들은 이번 사건을 트랜스젠더가 과연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려 한다. 양모씨는 자신의 회사가 성소수자들에게 우호적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동성애자에게는 우호적이라도 트랜스젠더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고용평등권 분쟁’을 판결하는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의해 회사 측의 공개 사과와 적절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보수적인 중국인 다수가 트랜스젠더는 연기자나 매춘부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무도 의존할 수 없는 법은 곧 사문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활동가들은 양모씨의 소송을 중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고용평등권 소송이라고 부르고 있다. 현재 이 소송은 상당한 국민적 관심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들도 이 사건을 보도했다. 웨이보에 올라온 본 소송과 관련한 포스팅들은 1억40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재판 결과는 수개월 뒤에 나올 예정이다.
 
중국의 트랜스젠더 인구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인구의 약 0.6% 정도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단순 적용해서 계산해보면 중국의 트랜스젠더 수는 800만 명이 넘을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의 트랜스젠더들은 정체성을 부인하라는 사회적 압박에 오랫동안 시달려야 했다. 중국에선 지난 2001년까지 동성애가 공식적으로 ‘정신병’으로 간주됐다.
 
2017년 비영리 단체인 베이징 성소수자 센터에 의하면, 중국에서 트랜스젠더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한다. 그럼에도 중국의 트랜스젠더들은 최근 몇 년간 조용히 자신을 알려왔다. 그들은 옹호 단체를 결성하고 있고, 의사들은 성전환 수술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NGO인 커먼 랭귀지의 쉬빈 대표는 트랜스젠더들이 점차로 고무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베이징 법원은 동성애를 치료하겠다면서 동성애 남성에게 전기충격을 가한 정신병원에 배상 판결을 내렸고, 2017년에는 중국 남부지역에 거주하는 한 트랜스젠더 남성은 전 고용주를 대상으로 부당 해고 소송을 내서 승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많은 트랜스젠더들은 친척이나 직장동료들에 의한 신체적·감정적 학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있다. 양모씨 역시도 가족으로부터 성전환 수술에 대한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그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겪은 것과 똑같이 오랜 시간 동안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앙모씨는 “나는 내가 고통받거나 울지 않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성전환 수술 뒤에도 난 여전히 나다. 나는 여전히 살고 일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하지만 우리의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아울러 양모씨는 그래도 중국 트랜스젠더들이 처한 상황이 더디게나마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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