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 ④ 비정규직 여성아나운서, 성 차별 고용의 악순환
[여성인권] ④ 비정규직 여성아나운서, 성 차별 고용의 악순환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11.06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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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운서 고용 성차별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야
그래픽=pixbay 이미지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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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이재경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은 지난 4일 세종에서 열린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아나운서 고용 성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사 및 감독에 나서고,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이상돈 의원은 김도희 前 TJB 아나운서와의 참고인 질의를 통하여 보도 분야의 외주화가 매우 부적절함을 지적하였다.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미명 하에 사실상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아나운서의 고용 형태가 노동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이후 ‘무늬만 프리랜서’의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미온한 대처 하에, 뉴스 보도의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여성아나운서는 여전히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남성 아나운서만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여성 아나운서는 경력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등 여성 아나운서는 성별에 따른 ‘고용 차별’에도 고통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실이 TJB와 같은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대전MBC의 유지은 아나운서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대전MBC에 입사한 유 아나운서는 입사 5년째인 2018년에 남성만 정규직 아나운서로 채용되자, 2019년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남녀채용차별 진정을 제기하였다. 신규로 채용된 남성 아나운서의 경력이 자신보다 월등히 짧음에도, 더 높은 급여와 유급휴가 등의 복지혜택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유 아나운서가 입사한 2014년 당시 대전MBC에는 여성이 응시할 정규직 아나운서 시험 자체가 없었다. 2018년 시작된 아나운서 선발의 채용 공고에는 ‘성별제한 없음’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유 아나운서는 회사 선배들로부터 ‘남자 자리임을 누설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급기야는 남자 지원자들에 한해서만 회사 내부의 논의가 이루어진 끝에 남성 아나운서가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되었다. 유 아나운서는 대전MBC 외의 다른 방송국에서도 자신보다 후배로 입사한 남성 아나운서가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상황을 겪은바 있다.

인권위 진정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7월, 유지은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21시 라디오 뉴스>가 폐지되고(1차 부당업무배제), 8월에는 <뉴스데스크> 하차 통보를 받고(2차 부당업무배제), 이어서 주말 당직 하차 통보(3차 부당업무배제)를 받게 되었다. 이후 유지은 아나운서는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함께 제기한 같은 방송국 김지원 아나운서와 함께 9월부터 현재까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나, 분장실 사용시간 제한, 홈페이지 아나운서 소개 삭제가 되는 등 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존재감 지우기’, ‘못 버티고 나가게 만들기’를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 아나운서는 현재 대전MBC로부터 월 100만 원 대의 급여만 받으며 어렵게 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대전MBC는 2019년 대전광역시의 노사상생모델 ‘좋은 일터’에 참여하여 대전광역시로부터 초기사업비 5000만원을 지급받았다. 대전MBC는 10월 추가 평가를 통해 최고 5000만원까지 추가지원금을 차등 지급받게 된다.

아나운서 고용 성 차별 문제는 유지은 아나운서와 대전MBC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여성 아나운서들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를 해도, 계약직 아니면 프리랜서 신분이다. 계약직 아나운서의 경우 2년을 성실하게 일해도 정규직 전환 논의조차 되지 않고 내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계약직으로 2년을 일한 뒤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로 다시 채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회사는 ‘2년하고 바로 자를 수 있었지만 프리랜서라도 데리고 있어주는 것에 감사하라’고 여성 아나운서들을 압박한다.

이 의원은 “여성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고 ‘비정규직 노동자’처럼 근무하고 있다. 방송국은 뉴스 보도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하나로 여러 방송국을 전전하는 여성 아나운서들의 ‘꿈’을 인질로 삼아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고용노동부가 정규직으로 고용되지 못 하는 여성 프리랜서아나운서 근로자성 인정 문제의 실태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한 아나운서 고용 성 차별 문제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여성 아나운서들이 보다 안정된 근로환경에서 뉴스 보도의 기능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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