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지오 구하다 독박 쓴 여가부 
[기자수첩] 윤지오 구하다 독박 쓴 여가부 
  • 이동림 기자
  • 승인 2019.10.2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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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돈 100만원 두고 ‘티격태격’
고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씨.
고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인 윤지오씨.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정부 예산이 법적 근거도 없는 특정인에게 쓰였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성가족부는 고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를 자처한 윤지오씨를 지원했다. 윤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과 후원금 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데 여성가족부는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산하기관인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기부금을 받아 윤씨에게 안전숙소를 제공하고 예산 100만원을 썼다. 이중 숙박비 15만원은 김희경 여가부 차관이 냈다고 해 ‘셀프지원’이란 지적이 국정감사장에서 나왔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윤씨 전용 차량과 신변보호 인력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담은 공문을 진흥원 측에 전달했다. 약 18일 간 윤씨에게 여가부가 지원하기로 한 금액은 300만원 가까이 됐다. 필요할 경우 “추가 예산 지원 검토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문제는 검찰과 경찰은 특정범죄 신고자 등 보호법에 따라 증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여가부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 단,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성폭력 피해자와 피해자의 가족구성원에 대한 지원 근거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윤씨는 여성 폭력 피해자도, 피해자의 가족도 아니다. 또 ‘미투’ 피해자라고 정의하기도 애매하다. ‘미투’를 증언하는 발언으로 조직에서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도 들리지 않았다. 즉 여가부가 윤씨를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는 없다는 얘기다.
 
100만원이 ‘뭐 그리 대수냐’ 할 수 있지만 진흥원의 기부금은 데이트 폭력, 스토킹, 가정 폭력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여성 피해자를 위해 쓰여야 한다. 폭력 가해자에게 쫓기고 맞을까 봐 이름을 바꾸고 주소를 바꾸고 숨어서 살아가는 그런 피해자들 말이다.

물론 김 차관의 말대로 윤씨가 숙소 지원은 요청했고, 윤씨의 신변을 보호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아졌다. 그래서 예산은 쓸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도왔다고 치자. 그런데 정부 예산이 법적 근거도 없는 특정인에게 쓰였다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문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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