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한국생명의전화, “연예인 죽음, 자극적 보도 자제해야”

-청소년 모방 우려…하상운 한국생명의전화 원장 목소리 높여

  • 기사입력 2019.10.18 17:09
  • 최종수정 2020.02.29 17:20
(사진=픽사베이)

[우먼타임스 김성은 기자] 최근 유명 아이돌 출신 연예인의 죽음이 큰 사회문제가 됐다. 유명 아이돌 출신인 만큼 대중의 관심도 컸으며, 수많은 언론에서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하상훈 한국생명의전화 원장은 한 칼럼을 통해 미디어의 자극적인 보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하 원장은 “최근 아이돌 출신 연예인의 죽음 이후 청소년들의 상담이 많이 늘었다”며 “대부분 그녀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인해 큰 충격과 고통을 느낀다는 내용이다. 가슴이 뛰고 우울하고 불안하여 잠이 오지 않는다거나 자신들도 힘겹게 살고 있는데 그 기사를 보니 극단적 선택 충동까지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의 죽음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깊이 각인되고 전염된 것 같아 보여 상담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고 말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학업과 진로 문제, 대인관계 갈등문제,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 등을 경험하는데, 하 원장은 이번 사건으로 청소년들이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모방 행위가 발생될 것 같아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 및 매체에는 그녀의 죽음 기사가 넘쳐난다. 그녀를 죽음을 이해하고 애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마치 죽음을 문제해결의 한 방법인 것처럼 미화하고 합리화할 수 있다.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던 사람들이 그녀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하고 그녀의 행동을 모방할 수도 있다”며 “실제로 통계청 사망원인 발표(2019)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난 유명 가수, 배우, 정치인의 죽음 이후에 모방한 선택이 증가했다는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보건복지부와 한국기자협회에서는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을 만들어 신중하게 보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한 원장은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 

“권고 기준에 의하면 자살 사건은 주요 기사로 다루지 말아야 하는데, 일부 매체에서는 너무 지나치게 부각하였으며 ‘사망’, ‘숨지다’와 같이 객관적 사망 사실을 표현해야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다’ 또는 ‘극단적인 선택’과 같은 표현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며 “또한 구체적인 방법, 장소, 동기 등을 보도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 사용을 자제하고 보도 말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 정보를 제공한 것은 바람직한 변화라고 말했다. 

하 원장은 “유명인의 죽음 보도는 모방을 일으킬 수 있다. 만약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이런 보도를 보고 같은 시도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사람의 생명보다 더 큰 보도의 가치는 없다. 언론의 자율적인 규제 노력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