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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여의사 번아웃 심각”

-소화기내과 의사 대상 연구 결과, 40대 이하 여의사 번아웃 심각
-가정에서 소비하는 시간, 여성(주당 20.7시간)이 남성(14.3시간)보다 많아

  • 기사입력 2019.10.17 14:27
  • 최종수정 2020.02.29 17:25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장은선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우먼타임스 김소윤 기자] 우리나라 40대 이하 소화기내과 여의사의 '번아웃' 증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번아웃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지속적인 업무와 스트레스로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장은선 교수팀이 16일 발표한 연구 결과. 한국여성과총에서 연구비를 지원하고 한국여자의사회 주관으로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Digestive Disease and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소화기내과 의사를 대상으로 일과 삶의 불균형 정도, 의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2018년 4월부터 10월까지 국내 44개 기관에서 내시경 검사, 진료하는 소화기내과 의사 2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본인 업무와 일상 생할 등 삶의 패턴을 2주 이상 매일 기입하도록 했다.

응답지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같은 직업을 가져도 여성의 가사 담당 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 점이 번아웃을 여의사가 더 느낀다는 연구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보인다.

이에 2차, 3차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국내 소화기내과 의사는 평균 주당 71.5시간 동안 업무를 봤다. 가사와 육아 등 가정과 관련된 일에는 주당 16.6시간을 사용했다. 여성은 20.7시간, 남성은 14.3시간으로 여성이 가정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많았다.

건강 상태 조사에서는 대상자 중 89.6%가 근골격계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소화기계 증상은 53.6%, 우울과 불안 같은 정신적 증상은 68.9%에서 나타났다. 근골격계 통증이 심하거나 내시경 시술이 많을수록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정신적 증상 유병 비율이 높았다.

조사 대상자 222명 중 143명(64.4%)에서는 번아웃 증상이 관찰됐다. 여성은 70.4%로 남성 59.7%에 비해 많았다. 30대 여성에서는 심한 번아웃 증상인 이인감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인감은 자기 자신이 낯설게 느껴지거나 자기로부터 분리·소외된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는 곧 직업만족도 저하로 이어졌다. 여성 의사는 다시 직업을 선택한다면 의사가 되겠다고 답한 비율이 남성에 비해 낮았다. 또 의사가 되더라도 소화기내과를 택하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김나영 교수는 “의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는 환자 건강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의사 근무 형태를 개선하고 여의사의 지속적인 활동을 지원하도록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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