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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시콜콜한 이야기

-2억5000만원에 얽힌 사연

  • 기사입력 2019.08.28 16:21
  • 최종수정 2019.08.29 11:27
(사진=픽사베이)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고도로 발달된 첨단 과학 기술은 ‘하이테크 시대’를 열게 했다. 덕분에 우리 삶에서 온라인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만 가고 있다. 연락하지 않아도 손쉽게 지인의 근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할 수 있다.

‘전달에는 해외여행을 갔구나’, ‘어제는 누구와 거기서 밥을 먹었네’, ‘오늘은 머리 스타일을 바꿨구나’ 등 댓글을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루 종일 운영되는 편의점처럼 24시간 내내 첨단 기술 혜택도 누린다.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콘텐츠와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낯설지 않는 세상이다. 

이 뿐일까. 해외에 있는 공공 화장실에서 성행위를 방지하는 특수 장치까지 도입된다고 하니 이 얼마나 참신한 시대적 발상인가. 1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남부 해안 도시 포스콜시 그리핀공원 내 공중 화장실을 성행위나 기물파손행위 방지 장치가 설치된 모델로 재건축한다. 예산은 약 2억5000만원이며, 유료 화장실로 운영된다.

해당 화장실에는 성행위나 폭력행위를 감지하는 동작 감지 센서와 2명 이상이 화장실 한 칸에 들어갈 경우 반응하는 무게 감지 센서가 설치된다. 이상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보가 울리면서 화장실 문이 열리고 냉수가 분출하는 구조다. 

또 노숙자의 노숙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 이상 화장실에 있으면 경보 메시지가 뜨면서 조명과 난방이 자동으로 꺼진다. 사용이 끝나면 바닥과 벽면을 고압 세척하고, 밤에는 자동으로 10분간 대청소를 하는 시스템도 포함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판타스틱’하다. 하지만 혹자는 “오죽했으면 공공 화장실에 성행위를 방지하는 시설을 설치할 생각을 했겠느냐”며 “하이테크 시대가 될수록 인간의 욕망과 윤리는 통제 불능 상태로 치달았다”고 진단했다. 

이를 두고 SNS를 중심으로 불만과 우려가 잇따른다. 몸무게가 일반 성인의 2배 이상 나가는 경우나 화장실 출입 시 동반자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는 등 목소리다. 노숙자 점거 방지 시스템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한 영국인은 자신의 SNS에 “노숙자가 공중 화장실에서 지낼 정도로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 하이테크 기술로 내쫓을 게 아니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는가”란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편리한 세상이지만 또 한편으론 애달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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