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유통업계가 아베 경제보복 사태의 불똥이 유통산업으로까지 튀진 않을까 ‘노심초사’다. 일본 불매운동 대상 기업으로 낙인이라도 찍힌다면 타격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전범기업과 손잡은 국내 기업들 역시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과거 전범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의 한국 진출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당연한 심리다. <편집자 주>
◇ 전범기업과 합작한 ‘국내 1위 라면업체’
국내라면 시장 1위 농심은 지난해 한일합작 계획을 발표해 한차례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일본의 종합식품기업 아지노모토와 경기도 평택 포승 농심 공장 부지에 즉석분말스프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양사는 재작년 12월, 즉석분말스프 국내 생산을 위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법인명은 ‘아지노모도농심푸즈’다. 협약에 따라 아지노모토가 설비와 기술부문을 맡고, 공장건축과 국내 유통은 농심이 담당하는 형태로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아지노모토와 농심은 총 2300만 달러(약 281억)를 들여 평택 포승에 위치한 기존 농심 공장 내 일부 부지에 즉석식품 생산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2006년 아지노모토가 생산한 보노스프를 국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100억원, 2016년 140억원, 2017년 19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30% 성장을 기록 중이다.
◇ 신중한 검토 없이 사업에 치중한 ‘농심’
문제는 농심이 업무 협약 체결 당시 아지노모토가 전범기업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세계 2차대전 당시 전쟁에 참여한 아지노모토는 2012년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표한 전범기업 34개 명단에 속한 기업이다.
당시 이 의원은 현존하는 전범기업을 3가지 선정 기준으로 제시했다. ▲근로정신대라는 미명 아래 어린 소녀들을 착취한 기업 ▲자신들이 매몰한 홋카이도 아사지노 비행장 우리 동포 유해 발굴조차 외면한 기업 ▲중국 해남도에 1000여 명의 조선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기업 등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지노모토가 전범 기업이라는 점을 체결 당시 인지하지 못했다“며 “해당 논란이 일기 전부터 협업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는 “아지노모토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기업과 협업한다”며 “국내 시장에 대한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