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병국 의원, “여성정책도 현실적으로”
[인터뷰] 정병국 의원, “여성정책도 현실적으로”
  • 박종호 기자
  • 승인 2019.08.05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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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 ‘IT 대사’ 파견하자
-정부 지원이 규제로 바뀌는 현상 이해해야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여성정책 힘써야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이재경 기자)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사진=이재경 기자)

[우먼타임스 이은광 이재경 기자]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은 향후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이다. 그러나 정부의 파편화된 정책과 중복규제는 물론, 민간주도가 아닌 정부 주도의 기업 정책은 기존 기업들의 엑소더스(exodus)를 부추기고 새롭게 태동 중인 벤처기업들의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위 내용은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직접 출간한 도서, <꿈꾸는 모래상자>의 서문에서 밝힌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정 의원은 얼마 전에 임기를 마무리한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 ‘무엇을 해야만 할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 책은 따라서 정 의원의 3개월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정 의원은 소기의 성과도 있고 아쉬운 점도 있는 특위활동이라고 했지만, 늘 그 속에 존재했던 진정성을 알아봐달라고 당부한다. 이에 본지가 삼고초려 끝에 얻은 인터뷰 기회를 통해, 그의 열정을 직접 읽어볼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와 함께 올해 의정활동에 대한 자평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창피한 구석도 있습니다. 5선 국회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제가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 오늘날 한국정치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나. 자괴감이 들 정도입니다. 한 마디로 4차 산업시대라 오늘날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득권은 특권은 특권대로 누리고 있으면서도, 기업인들의 발목만 잡고 있는 현실입니다. 나름대로는 정치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으나, 모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국민들께도 죄송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셨습니다. 

애초에 4차산업 특위 위원장은 3개월짜리였습니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국회가 공전하고 있어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고민도 많았고요. 그래도 위원회의 의원들께서는 이 문제만큼은 정치의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가 되어주셨기에, 그래도 특위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우리나라 ICT산업의 생태계와 선진국의 그것과는 무슨 차이가 있었나를 직접 비교해 볼 수도 있었습니다.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기도 했는데, 해외출장과는 차별화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명확한 정책제안 세 가지를 할 수 있었거든요. 그 부분은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좀 자랑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최근에 낸 책입니다. 일반적으로 특위를 거치게 되면 보고서를 내지 않습니까? 그런데 보고서 외에도 저희는 책방에서 팔릴 수 있는 책을 따로 제작했습니다. 전문작가도 고용했고요. 참여한 의원들의 생각과, 보고 듣고 느낀 점들, 그리고 우리가 제안한 정책들, 특위가 어떻게 운영되어왔는지, 1기 2기가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가 담겨있습니다.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병국 의원. (사진=이재경 기자)

실리콘밸리에 IT대사를 파견하자는 법안도 발의하셨습니다. 

그것이 실리콘밸리에 방문하고 나서 세 가지 정책제안 중 하나입니다. 지금까지는 외교라는 것이 국가 대 국가 중심으로 이루어졌죠.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겨우 요즘입니다. 공식적인 외교채널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의 접근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ICT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은 워낙 급격히 변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루트와 의사결정과정을 거칠 경우 이슈 대응에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교관들이 다룰 문제도 아닙니다. 외교관들도 이 산업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미래의 외교는 국가대 국가가 아니라, 국가 대 기업, 기업 대 기업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화웨이를 둘러싼 미중 무역전쟁만 보아도 최근의 흐름은 분명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처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전문적인 대사 파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질적인 해외사례도 있습니다. 해당 내용은 덴마크의 사례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덴마크가 IT대사를 개설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저희가 덴마크에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의견을 들어보니 한국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서기관 한 사람이 IT 분야를 담당하고 있답니다. 덴마크는 30명이 파견되어있습니다. 저희가 ICT산업 생태계를 더욱 성숙하게 육성하기 위해서는 덴마크 수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대변화에 맞는 행정체계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것은 정말 배워야겠다’고 생각하신 점이 있나요?

말씀드렸다시피, 실리콘밸리는 5년 전에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그 때도 궁금했던 것은 왜 실리콘밸리는 ICT산업의 생태계가 잘 돌아가는데, 왜 우리는 정부서 그렇게 노력하고 있고, 또 판교도 그렇게 만들고 했는데 잘 안될까. 그것이 늘 궁금했는데 이번 실리콘밸리 방문을 통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정부지원이 많은 나라가 없습니다. 첫 번째는 교육시스템, 두 번째는 스타트업 지원시스템, 세 번째는 펀드. 이 세 가지가 잘 결합되면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세 가지 분야를 전부 정부에서 통제하려고 해요. 그런데 왜 안 될까요?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세 가지를 전부 민간 베이스에서 진행하거든요. “결국 정부의 지원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정부규제에 대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규제문제도 결국 정부가 관여하기 때문에 규제가 생기는 겁니요. 정부가 민간기업에 지원을 하려면, 지원규칙과 평가항목이 필요합니다. 결국 그것이 규제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놓고 생태계가 죽었다고 말하죠. 결국 살려면 정부지원을 빼야 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지원을 하되, 관여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에는 펀딩이 필요하니까요. 결국 펀딩은 민간에게 넘겨주는 겁니다. 그렇게 4차산업혁명을 잘 하는 나라가 이스라엘입니다. 

정병국 의원. (사진=이재경 기자)

한편으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의 인연도 계속 이어오고 계십니다. 현재 위원회 내 최대의 화두가 무엇인지요?

일본의 경제보복입니다. 예전에는 과거사 문제를 외교적으로 풀려고 했다면, 이제는 경제 문제와 연관짓기 시작했어요. 저는 실제로도 아베가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한국이 위기를 맞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로 보호무역에 열심이지 않습니까? 저는 인류가 여태까지 자유무역의 질서 아래 공동번영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도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이 원칙입니다.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식적인 접근이 가장 큰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냉정해지자. 국제적인 논리, 관습, 룰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향후 전망과 대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잘 극복하려면 앞서 말씀드린대로 원칙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요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지만, 특히 작년에는 미투, 유리천장, 여성인권, 미혼모 등 많은 이슈가 공론화되기도 하였습니다. 의원님께서 여성인권과 복지정책 등에 대해서 특별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양성평등은 당연한 가치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관념적으로, 단편적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합니다. 현실적 접근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접근도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가져왔던 통념도 깨야합니다. 아직 과제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개선됐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던 불합리한 차별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남녀 간의 차이를 다름으로서 인정하는 사회적 문화가 필요합니다. 

아까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접근을 말했는데, 대표적으로 육아를 들 수 있습니다. 이제 육아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책임이 되었습니다. 이 문화가 제대로 정착하려면 사회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기업에서 남녀 모두에게 동일한 수준의 육아휴가를 지급하는 일 등이죠. 이렇듯 기업과 사회의 인식변화와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정치권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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