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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J뷰티’에 밀린다

화장품업계, K뷰티 대체할 새로운 트렌드로 J뷰티에 주목
국내 기업들, 비슷한 제품으로 시장 진입해 포화...경쟁력 하락
K뷰티 ‘흥미·트렌드위주’ J뷰티 ‘과학·기술’ 이미지로 고품질 인식
세포라 등 유통업계 J뷰티 취급 늘리는 반면 K뷰티는 축소

  • 기사입력 2019.08.01 18:05
  • 최종수정 2020.02.19 16:19

[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미국 내 K뷰티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국 대형 유통 채널에서 K뷰티 섹션이 줄고 있는 반면, 유명 패션·뷰티 미디어들이 앞 다투어 J뷰티(Japanese Beauty)를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유명 유통 채널이 J뷰티 페이지를 따로 구성하는 등 J뷰티에게 밀리는 모양새다. 

코트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내 뷰티 시장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산 화장품의 미국 수입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산 화장품의 미국 수입 규모는 2017년 대비 2018년 약 23% 증가한 2억1067만 달러를 기록, 미국 화장품 수입 시장에서 그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자료=World Trade Atlas, 코트라)

이와 동시에 J뷰티는 2017년부터 각종 뷰티 미디어와 SNS 등의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미국 뷰티 시장에서 K뷰티를 이을 차세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언론은 ‘K를 이을 새로운 트렌드는 J’, ‘아시아 뷰티업체의 미국 진출 길 닦아준 K뷰티’라고 소개하며 향후 미국 뷰티시장의 판도를 바꿀 주체로 꼽은 바 있다. 최근에는 엘르, 보그, 코스모폴리탄 등의 미디어들은 J뷰티를 주제로 다루며 J뷰티에 집중하고 있다. 

코트라는 작년 J뷰티가 K뷰티를 맹추격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시장 전문가들은 K뷰티 전성기기 지나고 J뷰티의 시대가 올 것이므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한 화장품 바이어는 “J뷰티가 과거에는 프리미엄 카테고리로 가격 부담이 큰 제품들이 많았지만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가격대가 상당히 낮아져 K뷰티와도 가격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며,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인기를 끌었던 K뷰티가 시장 내에서 콘셉트가 비슷한 제품의 J뷰티 화장품과 함께 판매될 경우 K뷰티만의 매력을 잃을 수 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에서 인터뷰한 한 미국 뷰티 업계 전문가는 “현재 미국 K뷰티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의 크기는 비슷한데 너무 많은 기업들이 비슷한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미국 내 K뷰티 시장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은정 조사관은 “‘K뷰티’라는 이름 아래 유사한 특징을 가진 다수의 제품들이 시장에 공급되며 경쟁이 심화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더 이상 K뷰티라는 타이틀이 승부수로 작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K뷰티 제품의 특징으로 꼽혔던 품질 대비 가격 경쟁력 또한 점차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K뷰티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뿐만 아니라 K뷰티는 인식 면에서도 J뷰티에게 밀리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J뷰티는 K뷰티에 비해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트렌디함은 없으나 품질이 좋고, 기본에 충실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본 화장품 기업들은 J뷰티는 K뷰티보다 기술과 효능·효과가 뛰어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시세이도 마케팅 부사장 Daniel Bruzzone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K뷰티는 눈에 띄는 컬러풀하고 흥미로운 제품 위주라면, J뷰티는 더 과학적이고 기술에 집중한 제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J뷰티를 과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 스킨케어 제품으로 표현했다. 

시세이도, 탓차 등 일본 유명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들은 패션 및 뷰티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K뷰티가 귀여운 패키징 디자인 등으로 뷰티시장에 재미있고 가볍게 접근했다면, 일본 화장품은 기술과 혁신을 무기로 뷰티산업에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한다며 뷰티의 진정성을 갖춘 것이 일본 화장품”이라며 K뷰티보다 우수한 제품임을 강조하며 홍보했다. 

미국 스킨케어 전문가이자 화장품 전문 화학자인 David Pollock는 “J뷰티는 혁신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기능성과 심플함에 포커스를 맞춘 제품으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을 두고 꾸준히 관리하는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으며, 포브스 소매부문 기자 Deborah Weinswig는 “J뷰티는 트렌드보다는 품질과 효율에 초점을 맞추고, 슬로우 뷰티를 표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Sephora, Riley Rose 웹사이트

이 같은 J뷰티의 부상에 세포라에서는 온라인 쇼핑몰 내 ‘J-Beauty’ 페이지를 따로 구성해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인 SK-II, 시세이도에서부터 클린 뷰티 브랜드로 떠오른 Tatcha 등의 일본 뷰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명한 한인 창립 패션기업 Forever 21 소유의 뷰티 리테일러 Riley Rose는 제품의 상당 규모를 K-뷰티 브랜드 위주로 취급해왔으나 작년부터 J-Beauty 페이지를 추가로 구성해 판매 중이다. 

반면 미국 내 주요 K뷰티 리테일러는 K뷰티 제품 판매를 축소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K뷰티 전문 온라인 판매점 중 하나인 글로우 레시피(Glow Recipe)에서는 최근 더 이상 타사 K뷰티 브랜드는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글로우 레시피뿐만 아니라 미국 내 유명 드러그 스토어 체인점인 CVS, 뷰티 제품 대형 리테일러 얼타 뷰티(Ulta Beauty) 등에서도 K뷰티 제품이 진열된 섹션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의 대표적 인기 제품인 마스크 팩은 현재 미국 뷰티 시장에서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며 인기의 절정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채식 기반, 비거니즘, 천연, 유기농 등과 같은 ‘깨끗한, 건강한, 환경까지도 생각하는’ 제품 및 소비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뷰티 업계에서도 마찬가지로 ‘클린 뷰티’, ‘그린 뷰티’ 트렌드가 점점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K-뷰티 중소기업들 중에는 이러한 시장의 트렌드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천연 화장품이라고 강조하다 성분에서 천연이 아닌 성분이 발견되는 사례 등 진정한 친환경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 조사관은 “K뷰티는 미국 뷰티 시장에서의 불안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포화된 미국 K뷰티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로서 진출하려는 전략보다는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기업이라면 미국 뷰티 시장 내의 기존 리테일러를 공략해 해당 리테일러의 자사 브랜드(Private label) 제품을 생산·공급하는 방식으로의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것도 긍정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뷰티 시장에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진출한 K뷰티 기업이라도 이미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이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거두고 ‘미국 시장’과 ‘미국의 타깃 소비자’만을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해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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