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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은행, 사라진 4억 원의 행방

-고객 돈 31만5000달러 가지고 해외 도주

  • 기사입력 2019.07.31 15:34
  • 최종수정 2019.07.31 16:08
서울시 종로구에 소재한 SC제일은행 본사 전경. (사진=SC제일은행)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스탠다드차타드(SC) 제일은행의 전직 개인자산관리사(PB·프라이빗 뱅커)가 고객 돈 31만5000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 고객 돈 4억여 원, 베트남으로 빼돌린 직원

경기 안양 동안경찰서는 현재 해당 은행의 차장급 김 모 씨가 사문서를 위조해 고객의 돈을 빼돌렸다는 제일은행의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 씨는 지난 6월 초까지 이 은행에서 정규직 PB로 근무했다.

취재 결과, 퇴직한 김 씨는 재작년 12월 자신의 고객 이 모씨에게 ‘미국 국채 채권’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5~17%에 달하는 고정이율이 적힌 상품소개서를 보여주며 이 씨를 상대로 허위 채권에 가입을 유도한 김 씨는 이 씨가 투자 요청한 2억7600만 원을 자신이 관리하던 이 씨의 또 다른 계좌로 옮기며 채권에 투자했다고 이 씨를 속였다. 

KBS에 따르면 김 씨는 환전용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 씨가 환전을 위해 현금을 건네주면, 김 씨는 그 현금을 바로 환전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챙겼다. 그리고는 이 씨의 계좌에서 따로 돈을 인출해서 환전해주는 방식 등으로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김 씨가 빼돌린 이 씨의 자산은 3억7200만 원에 달한다. 

국내 시중은행의 개인자산관리사(PB)로 일한 김 씨가 이 씨에게 ‘미국 국채 채권’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며 보여준 고정 이율표.

◇ 해당 지점장, 고객 상대로 “어수룩하다” 타박

김 씨는 고객 돈을 빼돌려 해외로 출국했다는 점에서 국부 유출 논란도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제일은행 측은 오히려 고객이 어수룩하다며 타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언론에 “제일은행 관계자가 ‘사모님 바보 아니냐. 한국 사람은 이렇게 안 당한다’라고 말했다”며 “내가 잘못한 것은 은행을 믿은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해당 은행은 대부분 현금 거래로 이뤄졌고, 서류상으로 별문제가 안 보인다는 이유로 이 씨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이 씨를 타박했던 지점장의 초기 대응에 대해선 이 씨에게 사과했다. 김풍호 제일은행 홍보이사는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걸 토대로 보상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베트남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씨는 연락이 끊긴 가운데, 경찰은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고 금감원도 진상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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