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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과 언론사의 ‘어긋난 케미’

견제 나선 서울신문...‘승계 문제’ 직격

  • 기사입력 2019.07.23 11:45
호반건설.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호반건설이 서울신문으로부터 공개적으로 견제 받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25일 자사 주식 19.4% 전량을 인수하고 3대 주주가 된 호반건설의 승계 문제를 직격하고 나선 것이다. 

◇ 호반건설 견제 나선 서울신문 

서울신문은 15일 ‘호반건설, 8조 그룹지배권 꼼수 승계’와 ‘내부거래 아들 회사, 단 10년 만에 매출 94배 키워 그룹 장악’이라는 지면을 할애에 일감 몰아주기 편법을 통한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아들 승계를 집중 보도했다.

서울신문이 특별취재팀까지 만들어 호반건설 승계 검증에 나선 것인데 중앙 언론사가 자사 주주 치부를 보도로 파헤치는 건 이례적이다.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의 이번 서울신문 주식 매입을 언론 사유화 시도로 규정짓고 호반의 도덕성과 기업 형태 등을 조목조목 분석하기로 했다”며 “호반건설이 과연 언론사 대주주로서 적합한지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함”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말대로라면 호반건설은 단순 승계 검증 작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신문 노조와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이 사전 고지 없이 서울신문 지분을 대량 인수한 데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사실상 서울신문 경영권 확보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주요 주주로 등극할 당시 설명을 통해 “건설사가 20%도 안 되는 언론사의 지분만 갖고자 자금을 투자할 이유는 없다”며 “나머지 지분을 매입해 끝내는 경영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기획재정부)가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하거나 암묵적으로 승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15일자 서울신문 3면.

◇ 건설사-언론사 ‘미묘한 케미’

이와 관련, 박찬구 서울신문 편집국장은 1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과거 지역 사례를 보면 건설 자본이 인수한 언론 논조가 180도로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건설 자본이 인수하기 전에는 비판적이었던 언론이 인수 뒤 건설 자본을 칭송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처럼 민간 건설 자본이 언론사를 인수했을 때 발생하는 악영향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설사가 언론사를 인수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부영그룹은 한라일보와 인천일보의 최대주주다. 태영건설은 SBS 외에 강원민방G1과 KNN부산경남방송 지분을 보유 중이며, 호반건설은 KBC광주방송의 오너다. 이 밖에도 두진건설(청주방송)과 SM그룹(UBC울산방송), SG건설(강원민방G1) 등이 언론사를 갖고 있다. 최근에는 중흥그룹이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를 발간하는 헤럴드의 최대주주가 됐다.

그렇다면 왜 건설사들은 언론사의 주인 노릇을 하려는 걸까. 건설업 특성상 공공기관 발주사업 수주나 각종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대관의 비중이 높고, 각종 민원도 많다. 이런 가운데 언론사를 소유하게 되면 관할 당국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민원 해결에도 동원할 수 있다. 언론사를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그런 사례는 적지 않다. 호반건설의 경우 2015년 광주시 서구 광천동에 48층 규모의 광주방송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시가 건축심의 과정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마찰이 생겼다. 그러자 KBC광주방송이 나섰다. 뉴스 때마다 광주시를 비판하는 보도를 쏟아낸 것. 결국 사태는 시가 ‘백기투항’하고 호반건설에 건축 승인을 내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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