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유니클로 일본 본사가 한국 불매운동을 조롱한 데 대해 한국법인 에프알엘코리아가 총대를 멧다가 일이 꼬여버렸다.
앞서 일본 우익 언론은 한국 불매운동은 성공한 적 없다고 비아냥대더니 유니클로 본사 최고 재무책임자는 “한국의 불매운동이 얼마 못 간다”라고 해 국내에서 거센 역풍이 일었다. 이후 닷새 만에 한국법인은 해당 발언 취지는 그게 아니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되레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법인을 통한 사과인 데다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도 없었다. 그저 질문에 대한 일본 본사 답변이었고 내용도 앞선 보도에 나온 몇 줄이 전부였다. 발언 당사자인 오카자키 재무책임자의 공식 코멘트는 어렵다는 답변도 왔다. 이게 유니클로가 사과했다는 전부다.
가소롭게 여겼던 불매운동 효과는 이때부터 나타났다. 전국 유니클로 매장 곳곳에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피켓을 든 소비자들이 시위를 벌이는 등 불매운동이 거세게 진행하며 매출에 타격을 가했다. 반면 일부 유니클로 매장에서 매출 하락이 나타났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아직 전체로 확대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렇다고 해도 불매 운동 이후 실제 매출이 약 30% 하락하는 등 국내 움직임이 거세지자 유니클로는 세일 기간 연장이라는 카드를 꺼내 놓았다. 지난달 28일부터 18일까지 유니클로는 ‘썸머 파이널 세일’을 진행했다. 원래대로라면 세일은 진작 끝났어야 했지만 유니클로는 일주일 더 여름 세일 기간을 늘렸다.
차갑게 식어버린 고객 달래기에 나선 이벤트라고는 하나 한 번 돌아선 여론은 유니클로에 냉담하다. 영혼 없는 사과,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응으로 오히려 더욱 화를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유니클로 모기업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다시 사과했다. 16일 발송한 사과문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이어진 두 번째 사과다.
사과는 22일 패스트리테일링과 유니클로 코리아가 주체가 돼 패스트리테일링 일본과 한국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가소롭게 여겼던 불매운동에 대해 유니클로가 불황에 무릎을 꿇은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