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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야누스의 두 얼굴’ 홈플러스

-정규직 99%, 손편지 등 연일 미담 행보만 조명
-정작 내부에선 잡음 심하다는 이야기 흘러나와

  • 기사입력 2019.07.08 09:37
홈플러스 전경.

[우먼타임스 김소윤 기자] 유통업계 첫 여성 CEO라는 왕관을 쓴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무기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정규직 99%(2만2900명)라는 기록을 자랑하고 있는 홈플러스다. 임 사장의 업적으로 꼽힐 일이기도 한 일이어서 그런지 사측은 이와 관련한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특히 보여주기 식의 행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별도의 자회사 설립 혹은 직군 신설을 하지 않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런데 홈플러스가 이 소식과 함께 알리지 않은 것이 최근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기존 정직원은 ‘전임’ 비정규직 출신은 ‘선임’으로 구분해 차별 아닌 차별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5일 더팩트,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지점별 직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한 홈플러스는 기존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선임’ 직급명을 ‘전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99%의 정규직이라는 대외 홍보 내용과 달리 정작 내부에선 기존 정규직과 전환된 정규직들이 구분해 차별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이 차별을 주장하며 불만을 나타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 정규직이었던 직원들 또한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기존 정직원은 명칭으로 구분해 책임을 더 가하려는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잡음을 향후 해결해야할 홈플러스는 또 하나의 해결과제가 있다. 다름 아닌 보안에 구멍이 뚫린 일이다. 지난 2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자정께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메일을 통해 랜섬웨어가 유포됐다는 설명이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다.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뒤 이를 인질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임일순 사장.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는 이 같은 내용을 알리면서도 이로 인한 피해나 다른 컴퓨터로 전염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이는 홈플러스 고객의 정보가 유출됐을 수도 있는 심각한 일이다. 최근 이메일을 이용한 보안 침해 사례는 회사나 학교 등에서 교육되고 있을 정도로 사이버 테러에 대한 경각심이 높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의 보안 의식이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홈플러스의 입장대로 피해가 100% 없다고 해도 보안 의식이 미흡했다는 점은 고객에게 사과할 일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7조6598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3.7%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무려 57%나 감소한 1091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유통이 활발한 상태에서 오프라인 마트업계가 부진한 상황이 감소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스페셜’을 내새웠다.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를 결합한 형태다. 하지만 기존 창고형 할인점을 선점하던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존재감이 작지 않기 때문에 이를 뚫고 전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대안이 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홈플러스는 최근 임 사장의 직원 대상 손편지 이야기를 밝히기도 했다. 임 사장은 매출 하락으로 인한 홈플러스의 주주(MBK 파트너스)가 향후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의식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내용의 손편지(A4용지 4장 분량)을 사내 게시판에 공개했다.

훈훈한 이야기도 좋지만 정작 내부 잡음이나 보안의식 미흡 논란, 구체적인 성장 동력 모색 등은 임 사장이 거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보여주기 식’ 행보라는 지적과 함께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한편, 강종호 홈플러스 홍보팀장은 내부 잡음과 매출 성장 요인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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