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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식품 팝업스토어 ‘빛 좋은 개살구’

-5번째 팝업스토어 마포구 합정 ‘상륙’
-모카라디오 이벤트에도 매출 하락세

  • 기사입력 2019.06.17 17:00
  • 최종수정 2019.06.17 17:09
합정에서 진행되는 동서식품 팝업스토어

[우먼타임스 김소윤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7위 커피 수입국이다. 믹스커피에 익숙한 기성세대들과 달리 젊은 세대들은 카페에 익숙하다. 이를 의식한 동서식품이 믹스커피를 테이크아웃잔에 얼음과 함께 담아내서 무료로 제공하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달달한 믹스커피의 맛을 친숙하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도 있고 실적 상승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서식품의 전망은 암울하기만하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뭘까. 

팝업스토어로 재포장 된 믹스커피, 성장 가능성 암울해

동서식품은 지난 2015년부터 전국에 라디오 사연을 읽어주는 다방 등의 모티브를 가진 팝업스토어를 오픈해 일정 기간 동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믹스커피를 세련된 분위기 속에서 즐기며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팝업스토어에 자리하고 있다. 무더위 속 공짜로 웃음을 준 동서식품은 이벤트 장인이라는 말을 들어도 충분하다.

그렇다면 동서식품이 가진 믹스커피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질 수 있을까. 또 젊은 세대들이 원두 커피가 아닌 믹스 커피를 대세로 여길까. 동서식품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시장의 지표를 봤을 때 단기간의 이벤트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하락세와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그 이유다.

동서식품의 매출 성적표를 봤을 때 지난 2015년부터 팝업스토어를 열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동서식품 매출은 1조5604억 원이었다. 반면 지난해 1조5281억 원으로 감소했다.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서식품은 올해 서른 살인 맥심 모카골드를 포함해 캔커피 브랜드 맥스웰하우스와 인스턴트 아메리카노인 카누까지 갖고 있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대표(점유율 80%)하는 회사다. 맥심 커피믹스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커피라는 인식으로 새로운 맛을 보여준다. 당연히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보인다. 해외 진출이 성장 동력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반전이 있다.

국내 믹스커피 시장 80% 꿀꺽해 해외 자본 주머니 채워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소유한 외국계 기업 크래프트사가 상표권 사용계약(2008년)을 맺어 맥심 브랜드를 국내에서만 판매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 국내에서 커피 믹스 시장 1위를 찍고 있음에도 해외 진출을 못하는 동서식품의 성장 가능성은 암울하기만 하다.

맥심뿐만 아니라 맥스웰하우스와 포스트, 오레오 등 소위 잘나가는 과자, 시리얼, 캔커피까지 동서식품을 대표하는 브랜드의 소유권이 크래프트에 있다. 해외 진출 무산은 물론이거니와 막대한 로열티를 해외에 지급한다는 것도 성장 동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평을 듣는다. 동서식품은 해당 브랜드 사용료로 지난해만 280억원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매출 하락해도 오너 일가는 고배당 기조 유지

매출도 하락했고 시장 점유율은 높지만 성장 동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 생으로 된 원두커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오너일가는 모르는 것일까. 12년간 40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동서식품의 오너일가는 고배당 기조를 지속해와 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줄어들었음에도 배당은 여전했다. 지난해 실적 배당으로 총 690억 원의 현금배당(배당성향 58.2%)이 결정됐다. 지주회사 동서는 김상헌 동서 고문 18.56%, 차남 김석수 회장 19.36%, 김 고문 장남 김종희 전무 11.60%를 보유하는 지분 구조를 보인다. 이들을 포함해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무려 67.66%에 달한다.

내부거래 비율 심각…감시망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

지난해 코스피 상장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이 18.3%인 것에 비교했을 때 동서의 배당 성향이 50%가 넘는다는 것은 의심을 살 여지가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증여세를 내기 위한 도구로 배당금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내부거래 지적도 제기된다. 내부 거래로 벌어들인 돈이 결국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오너 일가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동서의 계열사 동서물산과 동서유지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100%(각각 99.99%, 99.25%)에 가까웠다.

문제는 오너일가의 이 같은 움직임이 그저 시장의 비판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일감몰아주기와 편법 승계를 강력히 적발할 것이란 의지를 밝혀오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치중됐던 오너 일가를 향한 감시망은 최근 중견기업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동서식품도 결국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과 같은 사정당국의 그물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동서식품 “식품 이야기만 하자”

동서식품 관계자는 “팝업스토어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됐다. 내년에도 계속 진행할지는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매출의 경우 하락했다고 보긴 힘들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오너 일가의 고배당 논란과 관련해서는 “동서식품은 지주사가 아니다. 동서의 이야기고 우리 회사가 아니다. 식품 이야기만 하자”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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