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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리포트] 서경배 아모레 회장, 변화와 도전으로 ‘성공 2막’ 의지 불태워

-화장품 로드숍 시장 쇠퇴...아모레 ‘위기를 기회로’
-과거 영광에 안주하지 않는 ‘서경배 리더십’ 주목

  • 기사입력 2019.05.23 18:01
  • 최종수정 2019.05.24 18:06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최근 중저가 화장품 로드숍은 대기업의 H&B(헬스&뷰티)스토어 등에 밀려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CJ그룹이 올리브영으로 이 시장의 최강자로 우뚝 섰고 롯데 ‘롭스’, GS리테일 ‘랄라블라’, 이마트 ‘부츠’, 신세계 ‘시코르’ 등 다른 대기업들도 화장품 업계에 뛰어든 탓이다.

◇ 축적된 노하우로 불황에 정면승부 도전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다수의 로드숍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나 우려할만한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아모레퍼시픽 같이 규모가 크고 업력이 오래된 화장품 업체들은 2~3년 정도의 위기를 충분히 견딜만한 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노하우라는 것이 어려울 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 중심에는 ‘캡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있다. 그는 누구였던가.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글로벌 경영 저널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7년 글로벌 CEO 평가에서 아시아 기업 경영자로서 세계 20위에 선정된 장본인이다. 이는 화장품 업계 내에서도 주요 글로벌 기업의 CEO인 미국 에스티로더의 경영자인 파브리지 오프레다(25위)와 프랑스 로레알의 장-폴 아공 회장(87위)보다 높은 순위다.

서 회장은 지난 1997년 3월, 아모레퍼시픽의 전신인 태평양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20여 년 간 매출액 10배, 영업이익 21배를 증가시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의 패션·뷰티 전문 매체인 WWD(Women’s Wear Daily)가 선정한 세계 100대 뷰티기업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1996년 당시 94억 원이었던 수출액은 2016년에 글로벌 사업 매출액 1조 6968억 원을 기록하며 약 181배 규모로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뷰티 회사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설화수는 2015년 국내 뷰티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백화점 매출액 순위(2017년 기준) 1위를 10년 넘게 지켜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을 연구해온 마이클 자렛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서 회장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창업가적 기질이 있다”며 “아직 미 개척된 시장을 이해하는 통찰력과 혁신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추진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 사옥 모습. (사진=아모레퍼시픽)

◇ ‘K-뷰티’ 업계 맏형의 저력 보여줄 때

서 회장은 이런 노하우를 통해 구축했던 과거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도전으로 ‘성공 2막’을 써내려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우선 실적 회복을 위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4월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를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 800여 개 ‘세포라(Sephora)’ 매장에 입점 시켰다. 미국, 호주 세포라의 성공적인 론칭 경험으로 유럽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로써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진출 국가는 총 36개로 늘어났다.

이 기세를 몰아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5년까지 글로벌 진출 국가를 50개로 확대하고 해외 매출 비중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 등 프리미엄 라인으로 중화권의 인기를 끌었고 동남아시아권에서는 색조 브랜드인 에뛰드하우스가 선전하고 있다. 최근 인도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는 11일 인도 현지 화장품 유통 전문기업 누카(Nykaa)와 협업을 통해 메이크업 아티스트쇼를 개최하는 등 인도고객몰이 중이다.

특히 에뛰드하우스는 기발한 뷰티 트렌드를 경험하고 싶어 하는 인도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누카의 온라인 채널을 이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누카는 지난 2년 동안 아모레퍼시픽의 뷰티아이템을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해 왔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2012년 인도에 법인을 세운 뒤 2013년 이니스프리를, 지난해 라네즈를 인도시장에 출시했다. 이로 인해 아모레퍼시픽은 하반기에 중국 매스 화장품 구조조정 이후 사업 안정화에 따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하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68%(상반기에는 10.2% 감소 예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무리는 아니다.

서 회장은 지난 취임 20주년 인터뷰에서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업했지만, 20년 전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당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어 “태평양 너머를 꿈꾼 창업정신을 계승하고, 현재의 여러 위기를 극복해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게 공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자”는 뜻을 밝혔다. 비전 달성을 위한 의지를 강조한 그의 바람이 이뤄질지 화장품업계의 시선이 ‘K-뷰티’ 업계 맏형인 서 회장을 향하고 있다. 

이력-

▲ 2016.8 서경배 과학재단 이사장
▲ 2016.7 제3대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이사장
▲ 2014.11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 2012.12~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
▲ 2003. 대한화장품공업협회 회장
▲ 1997. 태평양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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