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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맥도날드 햄버거병 재논란에 불 지펴야

-국회 재수사 약속, 한 달이 되도록 ‘감감무소식’
-국민적 요구에 화답하지 않는 박상기 법무장관
-비난 여론을 의식해 “재수사 하겠다” 생색냈나?

  • 기사입력 2019.05.03 10:52
  • 최종수정 2019.05.03 11:34
(사진=픽사베이)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한 달 전 국회에 출석해 맥도날드 햄버거병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이후로 감감무소식이다. 검찰 수사발표 약 1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이 사안이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 

◇ 재수사에 화답한 법무장관 한 달 째 ‘감감무소식’

앞서 지난 3월 말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사건의 피해 아동 어머니인 최은주씨와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연일 햄버거병 사태와 관련해 각종 의혹을 보도했다. 특히 지난 2017년 검찰 조사 당시 ‘덜 익은 패티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 점장이 입장을 번복하며 양심선언을 하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햄버거병 재점화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의 용혈성요독증후근(HUS) 발생 의혹을 재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여론도 조성됐다. HUS는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세균 감염으로 인해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한 혈중 독소가 쌓이는 병이다. 이로 인해 3년 전 그날,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그 아이는 지금도 매일 10시간 가까이 투석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신장 기능을 90% 가까이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후 정치하는엄마들은 최 씨와 함께 질병관리본부 및 식약처가 현장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재수사 국민청원에 불매운동 움직임까지 이끌어낸 촉매제가 됐고, 검찰의 맥도날드 ‘무혐의’ 처분에 뿔이 난 엄마들은 피해자들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라며 청와대 앞으로 나와 맥도날드를 성토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다수 인터넷여론도 “입증이 안 된 것일 뿐”이라며 재수사에 동조했다. 그리고 맥도날드 햄버거병 관련 기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물밀듯이 넘쳐났다. 일부 맥도날드 가맹점주들도 햄버거 패티 조리 시 설익는 문제점을 상당수 지적해 햄버거병 논란 사건이 설익은 햄버거 패티로 인한 인과관계는 없다고 한 맥도날드 입장과 첨예한 대립을 빚었다. 

가까이에 맥도날드 점포가 없는 경우 이렇게 만들어 릴레이에 동참하기도 한다. (사진=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윤정인)

◇ 다수여론 ‘재수사 방점’...“입증이 안 된 것일 뿐”

이 사안이 도마 위에 오르자 박 장관은 맥도날드 재수사 요구에 화답하면서 재수사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한 달이 되도록 재수사 움직임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런 정황이 여론의 눈치 보기용 발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와 관련, 피해 아동 어머니인 최 씨는 본보 취재진에 “(햄버거병) 재수사를 한다고 법무장관이 말했는데 언제 시작할지 아직 소식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 씨를 포함해 햄버거병 피해자들은 이제라도 정부가 진상규명에 나서 피해자를 구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맥도날드는 여전히 햄버거병 재논란에 자사 제품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요목조목 반박하면서도 유독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진심어린 사과(謝過)와 보상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용서를 구했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정치적 셈법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이제 거대 다국적기업의 횡포를 정확히 가려낼 때다. 정부도 ‘맥도날드 아웃’을 넘어 더 이상 피해자로부터 이 나라가 ‘헬조선’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울 때다. 또다시 언론들이 식어 버린 맥도날드 햄버거병 재논란에 불을 지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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