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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과 치졸하게 ‘맞짱’ 뜨는 쿠팡

-12일 쿠팡맨노조 임단협 재개 ‘난항 예고’
-포스트잇 갖고 싸움, 법정공방으로 비화
-정규직 채용 약속어긴 김범석 쿠팡 대표

  • 기사입력 2019.04.10 15:29
  • 최종수정 2019.04.10 16:04
김범석 쿠팡 대표.

“비정규직 기간 동안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산업재해를 당해도 불이익이 입을까 쉬쉬하는 등 부당한 처우를 감내해야 한다.”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쿠팡 노사가 임단협을 재개하지만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쿠팡노조는 12일 오전 쿠팡본사에서 임단협 교섭을 진행한다.

그간 노조는 쿠팡맨(배송기사)의 정규직 전환과 노동조건 개선을 두고 쿠팡 측과 14차례 교섭에 나섰으나 여전히 의견차가 커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쿠팡 측이 제대로 된 답변을 피했고, 노조의 임금교섭 요구도 ‘불쾌하다’며 무시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임금과 단체협약 등 자신들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사측이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경호 쿠팡맨노조 조직부장은 10일 본보와 통화에서 “3500여명 쿠팡맨들 중 70%가 비정규직이고, 4년간의 임금동결, 연차휴가 제한, 근무시간 조작, SR(안전수당) 공제 등 현장에서의 열악한 노동조건의 감내는 이미 참을 수준을 넘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쿠팡맨들은 자신들의 안전과 처우 개선, 정규직 전환을 응원하는 SNS행동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적은 스티커(포스트잇)를 고객 택배에 붙이는 운동을 지난달 15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맨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하려고 하는 캠페인을 두고 쿠팡이 경고를 보내면서 노사 갈등은 법정공방으로 번질 태세다.

쿠팡맨들이 고객 택배에 붙이는 스티커 사진. (사진=쿠팡지부)

◇ 쿠팡 노사갈등, 법정공방으로 번질 태세

실제 쿠팡 물류팀과 법무팀, 노무관리팀은 지난달 19일 1차적으로 내부 공지를 통해 쿠팡맨들이 노동현실을 알리고 처우개선을 위해 진행하는 포스트잇·SNS 캠페인에 인사 불이익과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쿠팡, 노조에 으름장 놓은 사연) 당시 쿠팡은 ‘규정 외 스티커 부착행위 관련 긴급 공지’를 통해 “고객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며 “친절하고 정확하게 고객의 상품을 배송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데 방해가 되는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큰 자산인 고객 경험 및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해당 행위는 회사 자산을 훼손하는 불법 행위이자 사규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명확한 이해 없이 진행한 행위로 인해 법적, 인사적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쿠팡맨 여러분은 유의해 달라”며 엄포를 놓았다.

쿠팡은 21일엔 “해당 행위가 고객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수단과 방법에서 상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재차 공지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 등을 거쳐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라며 “스티커 붙이기는 이런 합법적 쟁의행위의 일환이며, 노사 공생을 위한 평화로운 캠페인을 쿠팡이 치졸한 대응으로 키우고 있다”고 반박했다. 

◇ 정규직 채용 약속어긴 김범석 쿠팡 대표

한편, 쿠팡은 정규직 전환과 인력충원 문제로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15년 11월 김범석 쿠팡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7년까지 쿠팡맨 1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맨 노동조합은 매년 늘어나는 물량에 비해 인력 충원이 안 되고 있는 문제를 거론하며 김 대표가 과거 기자간담회를 통해 2017년까지 쿠팡맨 1만5000명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쿠팡맨은 약 4000여명으로 이중 30%(약 1200명)만 정규직이다. 나머지 70%는 비정규직이 근무 중이다. 이는 김 대표가 약속한 1만5000명 쿠팡맨 채용 인력에 26%에 불과한 수치다. 김 대표가 3년 전에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다.

한편, 황훈 쿠팡 홍보팀장은 “노조와 대화하고 협의하고 있는 단계여서 특별히 내놓을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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