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연속기획-포스코를 보다] ① 포스코 ‘뒷돈거래’ 막전막후

-공사수주 대가로 금품로비 받은 직원
-‘대기업-하청’ 구조...갑을관계 형성 자초
-최정우 회장, ‘말뿐인 경영개혁’ 구설

  • 기사입력 2019.04.05 22:40
  • 최종수정 2019.04.16 15:02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빌딩 전경. (사진=포스코)

[우먼타임스 김소윤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포스코는 20년간 윤리경영방침을 고수하며 안팎에서 각종 비위 행위에 근절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하지만 최근 검은 실체가 속속 드러나면서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환경 단체로부터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최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사·조직·문화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주인의식을 가져달라’라고 강조한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이에 본보는 포스코의 민낯을 통해 대기업의 경종을 울리기로 했다. ‘연속기획-포스코를 보다’는 이런 의도로 기획됐다. <편집자 주>

◇ 공사수주 대가로 금품로비 받은 직원

포스코 공사수주 비리와 관련해 뒷돈거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법조계와 복수 언론에 의하면 검찰은 포스코 직원 2명과 협력업체 임원 2명 등 모두 4명을 구속했다. 

지난 2일 대구지검 특수부는 공사수주를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포스코 구매실 구매담당 여직원 A씨와 포항의 고철 가공 처리업체인 포스코 협력업체 영업이사 B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경쟁력이 낮은 업체를 포스코 협력기업 풀에 등록시켜 입찰 자격을 부여하고 1억 원 상당의 볼보 SUV 승용차를 받은 투자엔지니어링실 과장 C씨도 최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80억 원짜리 플랜트 공사 하도급을 받도록 해준 이후 B씨에게서 1억 원을 받고 협력업체 상무 D씨에게서 1억6500만 원을 받는 등 총 2억65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D씨는 지난 1월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고 B씨는 A씨에게 1억 원을 제공한 것과 더불어 본인 회사 자금 6억5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 ‘대기업-하청’ 구조...갑을관계 형성 자초

이 같은 포스코 관련 비리 소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2000억 원을 투자해 60억 원에 되파는 회계부실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감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중순께 지난해 국감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포스코건설 해외투자비리의혹을 지적한데 따라 분식회계 감리에 착수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뒷돈거래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렇다면 왜 이런 뒷돈거래 의혹은 반복되는 것일까. 통상적으로 ‘대기업-하청-재하청’ 구조로 돌아가는 제조업은 기업 사이에서 갑을관계가 형성돼 비리와 청탁이 오가기 쉬운 구조다. 여기에 불공정 경쟁은 하청업체 수익구조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비위행위 사례를 분석한 메일(레터)로 사전 예방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직원의 일탈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답변했다. 

◇ 최정우 회장 ‘말뿐인 경영개혁’ 구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강조해오던 경영개혁 다짐은 퇴색되어 가고 있다. 지난해 최 회장은 취임 100일에 개최된 ‘위드 포스코 경영개혁 실천대회’에서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차별 없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선순환 하는 기업 생태계를 개혁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리 혐의가 반복 될수록 ‘말뿐인 혁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포스코는 겉과 속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직원들이 줄줄이 구속된 상황에서 혁신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쓴소리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직원 한명 한명이 회사 얼굴이자 기업시민을 실천하는 구성원으로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독려한 바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