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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도날드에 ‘절규’하는 민중의 소리

-‘McOUT(맥도날드 아웃)’ 외치는 엄마들
-‘햄버거병’ 시민단체고발 및 불매 캠페인
-맥도날드 측 “해당사안 ‘혐의 없음’ 종결”
-문재인 정부, 보건당국과 수수방관하나?

  • 기사입력 2019.03.13 14:21
  • 최종수정 2019.03.29 09:10
지난 1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연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단체고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맥도날드 아웃'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햄버거를 먹고 복통을 호소한 시은이는 3일 만인 지난 2016년 9월 28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저희 아이는 평생을 신장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지만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없어야 한다.”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지난 1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 309명의 고발인과 비영리단체 9곳이 ‘대장균햄버거 판매 알아도 유죄!, 몰라도 유죄!’ ‘맥도날드 아웃! ‘맥도날드 불매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 치상죄로 한국맥도날드를 고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단순 고발이 아니라 일종의 ‘절규’였다. 이 자리에서 햄버거병 피해자 최은주 씨는 “맥도날드 아웃”을 외쳤고, “저희 아이는 평생을 신장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며 한국맥도날드와 대한민국정부 등을 상대로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의 건강을 하찮게 생각하게 둬서는 안 된다”며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외쳤다. 
 
최씨는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린 만 7세 아이의 엄마다. 최 씨의 아이는 지난 2016년 맥도날드 해피밀 세트의 불고기 버거를 먹고 햄버거 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신장 기능의 90%를 잃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뒤 신장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질환이다. 이 증후군 환자의 약 50%는 신장 기능이 손상돼 완전하게 회복하기 어렵고, 투석과 수혈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시은이의 소견서와 진단서에는 모두 ‘HUS·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글자가 적혀있다. 맥도날드 측은 구체적인 원인이 적시되지 않은 진단서로는 보상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KBS뉴스 캡처)

◇ 대장균 오염 사실, 단순 고발 아닌 일종의 ‘절규’

당시 한국맥도날드가 고병원성대장균(O-157) 오염 패티를 전국 10개 매장에 15박스 남은 사실을 고의로 은폐하고 관계기관에 ‘재고 없음’으로 거짓 보고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이후 2017년 7월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 당사자들이 한국맥도날드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2월 발표된 수사결과에서 검찰은 대장균 햄버거를 유통·판매한 맥도날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패티 납품업체인 맥키코리아는 현재 재판 중에 있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된 ‘맥도날드 대장균 패티’는 2016년 1~6월 O-157 검출 패티 63톤, 2016년 7월~2017년 10월 시가독소 유전자 검출 패티 2160톤에 달한다.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2년 5개월간 해동시킨 원료육을 재냉동·재해동해 비위생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사건 당시 “정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며 햄버거 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고객과 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하겠다고 했지만 한국맥도날드 측은 식품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진정성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씨를 비롯해 정치하는엄마들이 시민단체고발과 불매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한국맥도날드의 대장균 오염 사실 은폐 및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의 직무유기를 의심하고 있다. 법률대리인 측은 “패티 공급업체인 맥키코리아는 2016년 6월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 및 시가독소가 검출됐다고 본사 측에 알렸으나 맥도날드 측이 전량 소진했다고 식약처에 거짓으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맥키코리아로부터 보고받은 한국맥도날드 직원이 임원에게 문제의 패티가 전국 10개 매장에 15박스 남았다고 보고했으나 임원이 식약처에 전량 소진했다고 보고하라고 지시한 이메일이 검찰 수사에서 확보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검찰 불기소 처분은 전형적인 재벌기업 봐주기”라고 주장했다. 

이 말대로라면 결국 최 씨의 아이는 햄버거 패티에서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오염된 패티를 판매하고 관련 공문을 허위로 공무원에게 보낸 한국맥도날드의 은폐로 희생양이 된 셈이다. 이에 법률대리인 측은 한국맥도날드와 납품업체에 식품위생법 위반죄 등을 묻겠다며 이에 관한 위생검사 등의 직무를 유기한 담당공무원의 책임을 묻는 등 검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대표. (사진=연합뉴스)

“한국맥도날드는 문제가 된 제품 전량 회수 및 폐기를 사법당국에 충분히 소명했고 해당 사안에 대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아 종결된 사안이다.”

◇ 정치하는엄마들, 맥도날드 불매 캠페인 동참 호소

정치하는엄마들도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맥도날드 불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장하나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12일 해당 페이스북에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단체 고발 건은 현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수사 중”이라며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분들이 동참해줘서 큰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은이(가명)는 아주대병원과 분당삼성병원에서 ‘햄버거병’ 확진을 받았다지만, 한국맥도날드는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자사의 책임을 전면 부정했다”고 했다. 덧붙여 “피해자들을 돕기는커녕 수십 명의 변호사를 고용해 피해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미국자본인 한국맥도날드는 이 땅에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고 전했다. 장 대표는 러브즈뷰티와의 통화에서 “시민 단체 고발 외에도 향후 맥도날드 퇴출을 위한 시민 캠페인은 시은이가 살아있고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한 죽을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맥도날드는 측은 본지에 “문제가 된 제품 전량 회수 및 폐기를 사법당국에 소명했고 해당 사안에 대한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아 종결된 사안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시 조사에서 폐기를 입증할 근거를 취재진에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아동의 어머니 최은주씨의 편지>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맥도날드 햄버거병 피해 아이, 시은이(가명) 엄마 최은주입니다. 지난 1월 30일, 한국맥도날드 단체고발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아픈 아이를 돌보며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혼자 싸우자니 너무나 막막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관심과 힘을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리며 저희 시은이가 평생을 겪어야하는 이 비극이,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되풀이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9년 3월 11일 
시은엄마 최은주 올림

■ 한국맥도날드 퇴출 캠페인

지난 2016년 6월경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패티로 만든 햄버거를 판매해 수백억 원의 수익을 올린 맥도날드를 상대로 시작됐다. 이 캠페인의 취지는 이를 사먹은 아이들은 ‘햄버거 병’으로 인해 평생을 신장장애 등을 안고 살아가는 반면 맥도날드는 이 모든 책임을 납품업체에 떠넘기고 아무런 처벌 없이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데 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어선 안 되기에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함께 한국맥도날드 불매와 퇴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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