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기자수첩] 동부그룹 창업주의 일그러진 자화상

쾌락은 한 순간, 몰락은 순식간

  • 기사입력 2019.01.16 18:37
  • 최종수정 2019.01.17 09:26
김준기 전 동부그룹 창업주. (사진=연합뉴스)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강원도 동해의 유복한 정치가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중 자본금 2500만 원으로 미륭건설을 창업해 건설업에 뛰어든 이후 지난 1970년대 중동건설 경기 붐을 타고 사업을 키웠다. 이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하고 보험과 전자, 제철로 사업영역 확장을 이끈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DB그룹(옛 동부그룹)의 창업주 김준기 전 회장이다. 

그랬던 그가 여비서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한순간에 몰락했다. 경찰 고소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7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여비서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DB그룹은 동의하에 이뤄져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자연스레 김 전 회장은 사회적인 질타의 대상이 됐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전격 사임했다. 한 순간의 쾌락을 즐긴 대가로 순식간에 몰락한 셈이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이유로 경찰의 수사 선상에 있다. 다만 김 전 회장이 미국에 있는 탓에 소환에 차질이 생겼다. 그는 1년 6개월 전 질병 치료 차 미국으로 출국했는데, 경찰의 거듭된 소환 요구에도 귀국하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이 3차례에 걸친 소환에 불응하자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전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소환에 불응하자 경찰은 외교부에 김 전 회장 여권을 무효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구했다. 김 전 회장은 외교부에 여권을 반납했고 이후 정부를 상대로 “여권 발급 제한과 여권 반납 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그런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항간에는 체류 연장 신청으로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만 들릴 뿐이다. 이쯤 되면 경찰 소환 불응과 함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이에 대해 DB그룹 측은 신장이 좋지 않아 임상치료를 받고 있다며 치료를 마치는 대로 귀국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다 명쾌한 근황을 듣기 위해 회장님 측근과 통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회장님 많이 위독하신가요?’, ‘병명이 무엇이죠?’, ‘기약 없는 귀국은 언제쯤 이뤄집니까?’라고 물어 볼 작정이었다. 아쉬울 따름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