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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특집] ④F&F, "위기는 없다"...성공 비결은 도전정신과 정교한 분석

- 디스커버리,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로 자리매김해...메가브랜드로 성장
- MLB, 아시아 시장 노려...면세점와 해외법인 설립
- 김창수 대표, "한국처럼 소득 대비 옷에 돈쓰는 나라 없어" "패션 전문가 아닌 소비자 원하는 옷 만들어야"

  • 기사입력 2018.12.14 20:55
디스커버리 모델 공유. (사진=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우먼타임스 이은지 기자]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이지만, 추위에 강한 패션 브랜드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소위 옷좀 입는다는 패피(패션피플)들이 입는 브랜드 ‘디스커버리’의 의류업체 F&F이야기다.

업계에선 '디스커버리'와 'MLB' 투트랙 전략으로 패션 시장을 사로잡은 F&F의 성공은, 제품의 기능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분석하는데 힘을 쏟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항상 도전한다는 F&F는 패션 업계 위기설과 거리가 멀어보인다.  

핵심 성장동력 '디스커버리'…제품력 앞세워 메가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Discovery Expedition‧이하 디스커버리)’은 F&F가 2012년 글로벌 논픽션 채널인 디스커버리(Discovery Channel)에 대한 한국 라이센스를 획득해 생산·판매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다. 2011년 2181억 원이었던 F&F의 매출은 지난해 5605억 원으로 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383%나 성장했다.

F&F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디스커버리는 다른 정통 아웃도어 패션에 캐주얼 패션의 특성을 갖춰 국내 20~40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F&F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내세우며, 기능성만을 강조하는 여느 아웃도어 브랜드들과는 달리,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고 트렌디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 김창수 F&F 대표는 “한국에 히말라야 같은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 비싼 패딩을 등산할 때만 입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했다”며 “여행이나 캠핑 등으로 아웃도어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F&F가 선보인 디스커버리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제품으로는 ‘항공점퍼’ ‘바람막이 재킷’ ‘래시가드’ ‘롱패딩’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롱패딩 ‘레스터 벤치파카’는 지난해 누적 기준 20만 장을 판매하며 단일 상품으로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F&F가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출시한 지 5년 만에 매출 3000억 원 규모의 ‘메가 브랜드’로 키워냈다”며 “F&F가 계절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다시 만들어내 국내 패션흐름을 선도해 왔다”고 평가했다.

디스커버리로 구축한 F&F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정상가 판매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의류 브랜드는 시장에 처음 출시했을 때 정가에 판매하다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고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할인 판매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노세일 정책’의 F&F는, 재고 상품이 별로 없어 정상가 판매율이 높다. 이는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성장하는 아시아 스포츠 시장 공략...MLB는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

F&F는 MLB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는다. 디스커버리가 성장률이 여전히 높긴 하지만 론칭 7년차에 접어들어 매장 출점이 한계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 2의 메가 브랜드로 떠오른 MLB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연 매출 17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나 성장한 MLB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1353억 원으로 56.7%나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이미 디스커버리를 넘어섰고 F&F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9.1%에 달했다.

지난해 초엔 MLB의 면세점 매장을 새롭게 열었다. 백화점, 거리 매장에 이은 유통 채널 다양화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F&F는 현재 전국에 15개의 MLB 면세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MLB는 지난해 중국 관광객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40%가량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MLB의 총매출 중 면세점 비율은 약 27%다.

MLB 모델 엑소(EXO). (사진=MLB)

김창수 대표는 MLB가 면세점 채널을 넘어 해외 현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진출 국가를 늘리고 있다. F&F는 지난해 9월 중국을 제외한 홍콩·마카오·대만·싱가포르·필리핀·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9개국에서 MLB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이후 12월 홍콩 몽콕에 MLB 1호점을 열었고, 올해 2월에는 홍콩 타임스스퀘어 2호점을 오픈했다.

F&F는 올해 안으로 홍콩 등 아시아 9개국에 10여 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목표 연매출은 330억 원이다. F&F의 해외 진출 방식은 해외 법인을 설립해 직접 브랜드(MLB) 판매 사업을 하는 형태다. 증권가에선 1년 내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은지 KB증권 연구원은 "F&F의 아시아 사업(MLB)은 초기 비용 상승이 수반되나 빠른 속도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국내 시장으로 한정됐던 매출원을 해외로 다변화시켰다는 점에서 F&F의 지속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F&F가 해외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국내 면세점 시장이 둔화하는 데 따른 실적악화 가능성을 만회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며 "F&F가 디스커버리로 시작해 MLB로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수 대표, "10년 뒤 세계 패션의 메카는 서울" "트렌드 분석은 패션쇼보다 SNS"

김창수 F&F 대표. (사진=F&F) 

김창수 대표는 자체 브랜드 론칭, 해외법인 인수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며 디스커버리, MLB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F&F는 올 상반기 디스커버리, MLB와 같은 라이선스 브랜드가 아닌 자체 라이프스타일 잡화 브랜드 '스트레치엔젤스'를 선보였다. 또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인 듀베티카도 인수했다.

김 대표는 1992년부터 패션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가 처음 전개한 브랜드는 ‘베네통’이었다. 문화와 철학을 전달하는 독특한 마케팅 기법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3년 만에 네 배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최근 위기라고 여겨지는 국내 패션 산업과 관련해선 "한국 패션 시장은 이미 40조 원 규모를 넘어섰다"며 "위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국민소득 대비 이렇게 옷에 많은 돈을 쓰는 나라는 없다. 롱패딩 유행처럼 뉴스에 나올 정도의 ‘패션 현상’이 있는 나라도 한국밖에 없다. 패션을 좋아하고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많은 나라에서 살아 있는 패션이 나온다. 그래서 10년 뒤 세계 패션의 메카는 서울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스커버리에 대해선 "디스커버리는 지적이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탐험가를 위한 브랜드"라며, "세상은 넓고 당신이 모르는 재미있는 일은 많다. 그래서 디스커버리는 새로운 모험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여기에 F&F의 성장 비결이 있다"고 강조한다. 도전과 모험은 일상생활에 있고, 이를 위한 의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패션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가 원하는 옷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패션 업계에선 뉴욕이나 파리 등 국제 패션쇼에 참가해 다음 시즌 패션 트렌드를 파악한다. 하지만 김 대표는 "F&F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비자 트렌드를 직접 읽고, 제품을 기획·생산한다"며 "유행은 더 이상 몇몇 패션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SNS 공간에 표출된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정밀 분석하면 지금, 그리고 앞으로 유행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수 대표의 모험정신과 정확한 소비자 니즈 파악에 F&F는 올겨울과 내년에도 가시적인 성과 낼 전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F&F는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가 대부분 라이선스 사업이라는 점에서 브랜드를 키워내는 역량은 탁월하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시즌마다 이슈 아이템을 만들어내 국내 패션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디스커버리 브랜드의 매장 출점(약 220개)이 한계에 왔음에도 전년 대비 분기 매출 성장률 10%를 보이고 있고 MLB는 홍콩이나 마카오 등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도 점차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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