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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특집] ① LF, '고급화'와 '다각화'로 패션시장 한파 넘는다

- 주력 브랜드 '헤지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
- 구본걸 회장, "고객에게 라이프스타일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울 것"
- 전통적 패션사업 넘어 체험형 문화공간으로

  • 기사입력 2018.11.30 19:02
  • 최종수정 2018.12.02 14:19
27일 서울 강남 신사동에 오픈한 LF의 '라움 이스트(RAUM EAST)'. (사진=LF) 

[우먼타임스 이은지 기자] 금리인상과 내수 시장 불황으로 국내 패션산업이 얼어붙은 가운데, 패션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통 패션 산업에 주력해왔던 대기업들은 저마다 온라인 사업 강화, 해외진출 등을 내세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구본걸 회장이 이끄는 LF는 주력 브랜드를 고급화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확대·다각화하는 노선을 택해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을 택했다. 

 '프리미엄' 전략 유지...글로벌 진출 가속도

LF는 주력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LF의 라이벌 패션 기업 '삼성물산패션'이 제품력을 유지한다는 조건아래 가성비에 방점을 찍은 것과는 정반대이다.
 
LF는 자사 주력 브랜드 '헤지스(HAZZYS)'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 굴지의 패션 기업 '빠오시냐오그룹'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년 1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해 왔다. 2017년 6월 말 기준 270여 개의 매장을 확보하는 등 토종 캐주얼 브랜드 중 가장 성공적으로 해외에 진출한 브랜드로 꼽힌다. 

헤지스는 중국 출시 때부터 제품 가격 및 디자인과 소재의 질을 한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해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웠다. 매장 위치 역시 주로 고소득층이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상하이 강후이, 난징 진잉 등의 지역 명품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점하는 전략을 세웠다. 

헤지스는 2013년과 2014년에 국내 토종 캐주얼 브랜드 중 최초로 대만과 일본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7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유명 편집 숍 '콜레트(Colette)'에 입점해 쇼윈도 전시를 하며 유럽 진출의 신호탄을 쏘았다. 프랑스 패션과 예술의 심장부로 불리는 파리 마레 지구에 의류는 물론 뷰티 제품과 카페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 형태의 '헤지스 팝업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LF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한국 패션 브랜드를 확산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 수출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아시아 패션 시장에서 브랜드를 인식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 마레 지구 '헤지스 팝업 스토어'. (사진=LF)

업계에서는 LF가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은 온라인몰 매출이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F 관계자는 "온라인 몰에서의 헤지스 등 주요 브랜드 매출 성장이 두 자릿수 이상 확대되고 있다"며 "주력 브랜드의 프리미엄 정책은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숍인 LF몰을 통한 일부 품목 할인 등을 시도할 수는 있으나, 이 또한 오프라인과 같은 제품을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구본걸 회장, 사업다변화 전략 집중...새 브랜드보다 신규 사업

LF의 또다른 전략으로는 '사업 다각화'를 들 수 있다. 다른 패션기업들처럼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게 아니라, 비패션 분야의 신규 사업을 론칭하며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브랜드를 통해 고객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구본걸 LF 회장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본걸 LF 대표이사 회장. (사진=LF)

구본걸 회장은 2012년 LG패션의 회장 자리에 오른 후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착수했다. 2014년 사명을 LF로 변경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브랜드를 통해 고객 개개인에게 알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미래 생활문화 기업 'Life in Future'라는 기조를 내세웠다. 

이에 따라 LF는 전통적인 패션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서 주류와 외식업, 화장품사업 등까지 진출하며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LF는 올해 9월 처음으로 자체 화장품을 내놓으며 화장품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표 캐주얼 브랜드인 헤지스를 통해 남성 화장품 브랜드 '룰429'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해에는, 치즈, 수제 맥주, 일본 식자재 등 식음료 전문업체를 인수해 자회사 LF푸드로 출범시켰다.  

올해 초에는 LF몰에 리빙관을 신설하고 인테리어 가구와 홈 데코레이션 용품, 침구류 등 40여개 브랜드를 발표했다. 

구본걸 회장이 적극적인 M&A 활동을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이유는 패션 시장 성장의 정체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 감소한 42조4704억 원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0.2% 더 감소한 42조400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실적에도 탄력이 붙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매출은 2014년 1조4602억 원, 2015년 1조5710억 원, 2016년 1조5293억 원을 기록하며 다소 정체된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5% 증가한 1조6020억 원, 영업이익은 39.44% 증가한 1101억4601만 원을 기록했다.  

LF가 부동산 코람코자산신탁까지 인수하면서 향후 실적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F는 패션에서 온라인과 액세서리·잡화 부문 강화, 식자재 등 음식료 관련 사업으로 확장했으며 최근 부동산 금융까지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내년부터 연결실적에 반영돼 LF의 영업이익은 1400억 원에서 1940억 원으로 38% 상향되며, 지배주주순이익은 15% 상향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 라이프스타일 '체험'형 매장 만들어...토탈 쇼핑 문화공간으로

LF는 지난 27일 패션부터 푸드, 뷰티, 키즈까지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토탈 쇼핑 문화공간 '라움 이스트(RAUM EAST)'를 오픈했다.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라움 이스트는 패션, 뷰티, 푸드, 보육 등 LF 전 계열사 브랜드가 종합된 멀티 콘텐츠 스토어다. 성별, 연령, 취향별 각각 고객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쇼핑 콘텐츠를 제공한다.

서울 명동에 23일 오픈한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 H(SPACE H)'건물 모습. (사진=LF)

앞서 LF는 지난 23일 서울 명동에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인 '스페이스 H(SPACE H)'를 오픈했다.' 스페이스H는 LF의 대표 브랜드 헤지스 제품을 총망라해 고객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동에서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추진한다는 계획의 첫 시작이다. 

LF 관계자는 "스페이스 H는 소비자를 얼마나 오랫동안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에 초점을 맞췄다"며 "향후 명동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 이벤트를 열고 아시아 한정판 제품을 판매하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체험형 공간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고 아시아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프리미엄'과 '다각화', '라이프스타일'을 키워드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LF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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