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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 미투 보고서에 거센 반발..."집행부 퇴진" 요구

- 프로기사회, 한국기원 부총재·사무총장 해임 건의안 통과
- 외국인 여성 바둑기사 미투 사건 보고서 "2차 가해"에 비난 높아
- "다음달 5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6차 시위"

  • 기사입력 2018.10.29 21:17
  • 최종수정 2020.02.18 15:40
서울 성동구 왕십리 한국기원. (사진=연합뉴스)

[우먼타임스 이은지 기자] 한국기원의 미투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국기원이 보고서를 재작성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프로기사들은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논란이 잦아들기는 커녕,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월 바둑계 미투 운동을 촉발한 김성룡 전 9단 사건의 조사 보고서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지적이 나오며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기사와 바둑팬들은 10월 8일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프로바둑 기사회, 한국기원 집행부 퇴진 요구

프로바둑 기사회는 2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및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8일 열린 대의원회에서 대의원들이 ‘임시총회에서 기사회장 불신임안 투표 진행’과 ‘부총재, 사무총장의 해임건의안 총회 투표 안건 상정’을 의결한데 따른 것이다. 

29일 기사총회 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프로기사 294명 중 204명이 참여했다. 투표 참가자의 과반인 103명 이상의 찬성표를 받은 안이 가결 처리됐다. 기사회는 송 부총재와 유 사무총장이 최근 미투 운동을 계기로 드러난 한국기원의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기원은 지난 11일 유창혁 사무총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쟁점이 된 사안을 해명하고 미투 보고서도 재작성하기로 결정했지만, 기사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한국기원)

◆ 미투사건 2차가해 논란...보고서 재작성 논의 

한국기원 미투 보고서는 김성룡 전 9단이 헝가리 출신 외국인 여성 프로기사인 코세기 디아나 초단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말한다.

디아나 초단은 지난 4월 김성룡 전 9단으로부터 2009년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바둑계 미투 운동(#MeToo)'을 촉발했다. 한국기원은 윤리위원회 개최를 시작으로 실무조사, 징계위원회, 이사회를 거쳐 김 전 9단을 제명했다. 

한국기원은 조사 과정에서 2차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최종보고서에 피해자인 디아나 초단을 보호하기 보다 가해자인 김성룡 전 9단을 두둔하는 듯한 의견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프로기사 223명이 집단 반발해 재작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원 측은 “양쪽 입장이 첨예하게 다른 상황에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기 위해, 최대한 엄정하게 조사를 하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원 이사회는 지난 2일 찬반 투표를 통해 해당 보고서를 수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프로기사는 물론 바둑 팬들도 반발해 시위를 벌이자, 유창혁 사무총장은 11일 보고서 재작성을 검토하겠고 밝혔다. 이후 24일 한국기원은 보고서 재작성 검토를 논의했다.

한편, 한국기원 바로세우기 운동본부는 "11월 5일 바둑의 날 행사가 벌어지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여섯 번째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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